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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대형마트 주말손님도 빼앗는 온라인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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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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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집 근처 대형마트를 자주 찾았던 직장인 김인영 씨(40)는 최근 온라인몰에서 장을 보는 쪽으로 쇼핑 습관을 바꿨다. 문을 닫는 날인지 모르고 일요일에 마트에 갔다가 몇 번 헛걸음을 한 적이 있는 데다 생수, 화장지 같은 무겁거나 부피가 큰 제품을 사면 집까지 힘들게 들고 가야 하다 보니 집 문 앞까지 간편하게 각종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배송해주는 오픈마켓으로 갈아탄 것이다. 주말만 되면 각종 쿠폰 행사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배송도 주문 당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가능해 이제는 '굳이 마트에 직접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형마트가 '최후의 보루'로 선점해온 주말 시장마저 온라인몰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의무휴업과 배송 제한까지 각종 규제로 발목 잡힌 사이 주요 온라인업체들은 신선·생필품 구색과 가격 혜택을 늘리고 주말배송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형마트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몰 위메프가 지난 8월 주말마다 '더싸다 주말장보기' 코너 문을 연 뒤 3개월간 주말 동안 생필품, 식품, 출산, 건강 등 마트 카테고리 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오늘, 내일 마트 가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내걸며 대놓고 대형마트를 겨냥해 만든 이 코너는 기존 온라인 최저가에 더해 주말마다 5만원 이상 구입 시 10%, 10만원 이상은 11%, 20만원 이상은 12%를 깎아주는 장바구니 할인 쿠폰을 준다. 주말에 주문한 상품은 다음주 월요일까지 배송받을 수 있게 했다. 실제 마트 카테고리 대표 상품인 기저귀의 주말 거래액은 이 기간 72.3%, 분유는 65.4%나 뛰었다. 요일별 매출에서 주말이 28.6%를 차지했던 위메프의 마트 카테고리 매출 비중도 올해는 30.1%로 확대됐다.

쿠팡은 강력한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로켓프레시'로 생필품과 신선식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집 근처 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주문일의 원하는 시간에 신선식품 등을 배송받을 수 있는 당일배송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 멤버십인 '스마일클럽' 회원에게 당일배송 상품 할인권을 주는 등 혜택도 많아 올 초부터 지금까지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가공식품은 14% 늘었다. 한우(61%)나 돼지고기(52%) 같은 육류도 온라인 구매를 선택한 소비자들 영향으로 크게 뛰었다.

서희선 G마켓 마트리빙실장은 "당일배송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한우 같은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 구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규제에 발목이 잡힌 탓에 온라인몰의 파상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업체도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며 고객에게 집 근처 마트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매장이 의무휴업일 때는 점포 자체가 문을 닫기 때문에 배달이 불가능하다.

새벽배송도 마찬가지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점포 문을 못 여는 심야 영업 제한 규제 때문에 새벽배송을 하는 이마트에서도 배송 상품은 점포가 아니라 김포 물류센터에서만 나간다. 이러다 보니 이마트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과 경기 일부뿐이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온라인몰이 오픈마켓 같은 온라인 전업사들을 따라잡기는 한참 부족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온라인몰 총 거래액 11조1797억원 중 온라인 전업사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7조5183억원으로 전체 중 67%를 차지했다. 이는 이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의 3조6614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대형마트 핵심 아이템인 식품의 온라인몰 거래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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