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정의당 입당한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 “대의가 성과로, 지역 바꾸는 힘으로 이어지는 정치 할 것”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의 ‘자회사 설립’ 정책, 규모를 키운 협력업체일 뿐

정의의 핵심은 불평등·차별…노동현장에서부터 극복해야

이번에도 경주 출마 염두

경향신문

권영국 변호사가 지난 15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정의당에 입당한 이유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 총선은 용산참사 진압 주범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잡기 위해 나갔지만 이번엔 정말 당선되기 위해 출마한다.”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변화를 일으키려면 ‘대의’가 성과로 이어져야 하고 그게 지역을 바꾸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의당 입당도 이러한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정의당에 입당하며 “차선의 선택일 뿐 정의당이 노동자·민중을 온전히 대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이제까지 진보정당을 포함한 어떠한 정당에도 가입한 적이 없었다.

그는 “입당 후 응원과 함께 우려나 의문이 공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 또한 지난해 9월 정의당 경북도당에서 입당을 제안받고 1년 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정의당이 ‘노동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 ‘조국 사태에서 정의를 버렸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그럼에도 현실 가능성이 있는 진보정당을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당이 노동중심성을 강화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며 가기 위해 참여를 택했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권 변호사는 진보진영의 불모지인 경북 경주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5.9%를 득표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석기 의원의 당선을 막지는 못했다. 권 변호사는 “이번에도 경주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한 선거가 아니라 당선을 목표로 하는 선거임을 분명히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년 전 경북노동인권센터를 설립해 센터장을 지낸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주류 사회 아래 숨겨진 소외된 목소리가 작지 않다”며 “위계적인 기존 질서를 수평적인 질서로 바꿔내고 싶어 하는 지역민들의 희망을 모아 지역을 바꾸고자 한다”고 했다.

용산 철거민 대리인, ‘구의역 김군’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장 등 절망하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대변해 왔던 권 변호사는 지난 9월 활동을 마친 ‘김용균 특조위’ 간사로도 활동했다. 이제 정당인이 된 그의 마지막 시민사회 활동이 됐다. 그는 정의당에서도 노동안전인권특별위원장을 맡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챙길 생각이다. 이날도 인터뷰에 앞서 경주에서 올라오자마자 광화문광장에 들러 농성 중인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을 만나고 온 참이었다.

그는 “‘위험의 외주화’는 단순히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흐름공정’을 분절함으로써 원·하청 간 ‘책임 공백상태’가 만들어져 위험이 더욱 증폭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특조위의 발전사 직접고용 권고는 이러한 원·하청 구조를 전면 손질하지 않으면 노동자 생명을 살릴 수 없다는 결론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데 이는 규모를 키운 협력업체일 뿐”이라며 “자회사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차별로 보이지 않도록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조국 사태가 보여줬지만 한국사회 정의의 핵심은 결국 불평등과 차별 문제”라며 “대다수가 노동을 통해 살아가는 현실에서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이 극복된다면 교육 불평등과 계층 대물림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