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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계속되는 조국 전 장관 일가 검찰 조사 불응…조국 소환 지연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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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징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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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와 동생인 조모(52)씨가 구속된 이후에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구속 기간 만료 전에 조사가 늦어지고 있어 공범으로 의심받는 조 전 장관 소환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동생이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7일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달 23일, 조씨는 지난달 31일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검찰은 출입기자단에 두 사람이 조사에 응하지 않은 상황인 점을 먼저 알렸다.

정 교수는 그동안 5회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5일과 27일 1~2차 조사에선 자녀 입시비리와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지난달 29일 3차 때부터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 조사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정 교수는 검찰의 소환 조사 요구에 3회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응하지 않았다. 5회 출석 중 조사 중단을 요청해 중단된 횟수는 2회다.

정 교수 측은 구속되기 전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점 등을 설명한 그는 수감 후에도 안과 진료를 신청하는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는 정 교수는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 만료 기간인 오는 11일 조 전 장관을 소환하지 못한 채 정 교수를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 정 교수는 지난 9월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전 장관 소환 조사 때 정 교수와 공범 혐의가 추가로 확정되면 정 교수에 대한 재추가 기소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있는 조 전 장관 연구실을 압수수색했다. 강제 수사 개시 70일 만의 압수수색이라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직접 연관된 사모펀드 의혹을 찾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웅동학원 사무국장을 지낸 조 전 장관 동생은 전날인 지난 6일에도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 지난 1일과 2일, 3일 등 3회에 걸쳐서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3회 모두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가 중단됐다.

검찰 관계자는 “충분한 조사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 전 장관 동생의 구속 1차 만기는 오는 9일인데 구속기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씨 측은 정 교수 측과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씨 변호인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기 죄를 방어하면 충분한데 다른 사람의 죄라는 식으로 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고, 법률적 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이 “조씨의 혐의를 무리하게 뒤집어썼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데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조씨 측 변호인은 정 교수가 공범이라는 점을 재판에서 강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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