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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은수미 축사한 행사에 '김일성 사진' 셔츠 붙인 참가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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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가 후원한 성남 한국민속예술인총연합(민예총)의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가 김일성 사진이 담긴 자수를 셔츠에 붙이고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은 "한국전쟁의 원흉인 김일성 사진을 시 지원 행사에 달고 나온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반발했다.

4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민예총은 지난 3일 성남시 중원구 이왕리공원에서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를 열었다. 남과 북의 예술을 함께 즐겨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로 시 낭송과 민요, 춤 등의 공연으로 이뤄졌다. 성남시 평화통일 시민공모사업 중 하나로 성남시는 이 행사에 12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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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민예총 행사에 참여한 한 참가자의 가슴에 김일성 사진이 붙어있다. [사진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SN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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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진 단 참가자에, 한국당 '천인공노' 반발



논란은 한 행사 참가자 A씨가 가슴에 김일성 사진이 담긴 마크를 달고 나와 시 낭송을 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행사에서 은수미 성남시장이 축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자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시의회 자유한국당은 "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에 김일성 사진이 등장했다"며 "잘못된 인물 숭배로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이어질까 봐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노맹 출신의 은 시장이 대한민국 헌법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김일성 사상의 주축인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은 시장은 6·25전쟁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김일성 사진을 가슴에 붙이고 노래를 부른다. 북한이 아니고 성남시 주최 문화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예총 "퍼포먼스, 색깔 공세 그만하라"



성남 민예총은 자료를 내고 "자유한국당이 지적한 사진은 콘서트 구성 중 시낭송 공연으로 북한 시인이 쓴 '오, 나의 어머니- 40년 만에 남녘에 계시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를 A씨가 낭송한 장면"이라며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가 서로 시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구성됐는데 A씨가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사진을 가슴에 붙이고 시 낭송을 했다.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퍼포먼스를 퍼포먼스 자체로 보지 않아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에 아연실색할 뿐"이라며 "철 지난 색깔 공세가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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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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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민예총 행사를 시가 관리하진 않아"



성남시도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는 시가 주관한 행사가 아닌 성남 민예총이 추진한 행사"라며 "주최 기관의 공연 소품까지 시가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은 시장은 행사 당일 현장에 가지 않았고 성남시의 평화를 위한 노력과 남북교류에 대한 희망 등을 담은 축사가 사전 제작한 행사 안내 유인물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행사에 대한 순수한 후원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돼 유감"이라며 "시민 공모사업으로 진행된 시 보조사업이 행사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됐는지, 사업비의 집행이 정상적인지 등을 검토해 문제가 있을 경우 관련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런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도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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