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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추락헬기 실종자 가족들 '밀실대처'에 울분…"총리님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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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독도 헬기 사고의 한 유가족이 4일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낙연 총리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2019.11.4/뉴스1©News1 남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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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문성대 기자 =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이 4일 "해경과 소방 등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특히 이들은 관련 당국이 의도적으로 실종자 가족과 언론의 접촉을 막는 등 그들만의 '밀실 대처'로 일관해 정작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 내막과 수색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오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에서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해경이 세월호 참사 등을 언급하며 언론 접촉을 처음부터 차단했다"며 "사고 해역을 둘러보는 배에 기자들도 못타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이 지났지만 명쾌한 설명도 못하는 당국의 모습에 울화가 터져 우리가 직접 나서 언론에 이야기하기로 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의 억울함을 들어달라"고 하소연했다.

희생자의 이모라고 밝힌 한 가족은 "팔십이 넘은 ○○의 할머니가 손주가 있는 백합원에 들어와야 하는데 해경과 소방은 무엇이 두려운지 문을 꽁꽁 닫아둬 한참을 헤맸다"며 당국의 지나친 통제에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지난 3일 시신 2구가 안치된 동산병원 백합원은 "당국의 지시"라는 이유로 건물 자체를 철저하게 차단했다. 이어 4일부터는 헬기 사고와 관련 없는 일반인 장례 일정이 잡히면서 통제가 풀렸다.

통제가 풀리자 일부 유족들은 취재진과 만나 그간의 상황과 사고 원인, 향후 어떤 식으로 사고가 수습되는지 등 궁금한 점을 언론에 오히려 묻기도 했다.

사고 피해자 친인척들이 머물고 있는 대구 강서소방서에서도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당국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해경과 소방 등 수색당국이 실종자 가족에게 수색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설명회는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설명회 후 한 가족은 기자들과 만나 "설명회가 너무 허술해 답답한 나머지 (설명회 현장) 동영상과 '유가족들이 총리님을 찾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이낙연 국무총리 SNS에 실시간으로 보냈지만 답변조차 없었다"며 "언론에서도 너무 조용하고 이대로 잊히는 것 같아 심정이 무너진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가족은 "설명회를 하면서 기자들은 왜 통제하는지, 장례식장은 왜 문을 잠가 놓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는지, 도대체 무엇을 숨기느라 언론을 막고 TV, 신문에 우리의 억울함을 제대로 노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해역으로 향하는 배에서 수색당국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기자들이 함께 배를 타면 오보가 나갈 수 있어 공개를 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며 "그 때문에 지금까지 언론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너무 답답해 누구라도 우리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가족은 "헬기 동체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시신 1구를 유실했다는 소식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나라를 위해 일하다 5명이나 참변을 당했는데 나라에서 무관심한 것 같아 너무 억울하다"면서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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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해군 청해진함에 의해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신항에 있는 해군 부대로 옮겨진 사고기 동체가 국토부 조사를 위해 특수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고기 동체는 무진동 화물차량으로 서울로 옮겨진다. 2019.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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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5분쯤 독도경비대로부터 독도 남쪽 6해리(약 11㎞) 부근에서 어로 작업 도중 손가락이 절단된 어선 선원을 이송하던 중 추락했다.

같은 날 긴급 환자 발생 신고를 접수한 후 오후 9시33분 대구에서 이륙한 소방헬기는 오후 11시23분쯤 독도에 도착해 환자를 태운 뒤 이륙 2~3분 만에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에는 기장 김종필씨(46), 부기장 이종후씨(39), 정비실장 서정용씨(45), 구조대원 박단비씨(29·여), 배혁씨(31)를 비롯해 88대왕호 선원 윤영호씨(50)와 박기동씨(46) 등 총 7이 탑승했다.

그중 부기장 이씨와 정비실장 서씨의 시신만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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