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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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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유럽서 개발된 '급성 심장마비위험도 계산기' 한국인도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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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김형관·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팀

중앙일보



유럽에서 개발된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급성 심장마비 위험도 계산기’가 한국인에게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기존에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았지만 동양인만을 대상으로 유용성을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험도 높을수록 심장마비 발생률 높아



비후성 심근병증은 전신에 혈액을 내뿜는 심장(좌심실)의 벽(근육)이 두꺼워지는 병이다. 고혈압이나 대동맥 판막 협착증처럼 특별한 혈관 질환 없이도 나타날 수 있다.

심장 벽이 두꺼워지면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량이 준다. 이로 인해 전신의 혈액량이 줄어드는 심부전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심장에 부담이 커져 급성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심장학회는 2014년,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가 5년 내 급성 심장마비가 올 확률을 예측할 수 있는 ‘급성 심장마비 위험도 계산기’를 개발했다. 진단 시 연령과 심장 질환 가족력, 실신 여부, 혈관 직경 등을 고루 평가해 저위험군, 중증도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환자를 구분하고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치료·관리한다. 하지만 서양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만큼 이런 평가 도구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도 쓸모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이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최유정 전임의)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이상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런 ‘급성 심장마비 위험도 계산기’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 730명에게 ‘급성 심근경색 위험도 계산기’를 적용해 저위험군(615명)과 중등도 위험군(65명), 고위험군(50명)으로 분류하고 이들이 실제 심장마비를 경험했는지 5년 이상 추적·관찰했다.



한국인 730명 5년 이상 추적·관찰로 입증



그 결과, 심장마비가 나타난 환자는 저위험군 7명(1.1%), 중증도 위험군 3명(4.6%), 고위험군 6명(12%)으로 위험도가 높을수록 심장마비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심장마비 위험도 계산기’가 한국인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게도 유용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비록 1%대의 낮은 확률이라도 계산 결과상 (심장마비) 저위험군에서 실제 급성 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가 나왔다는 것은 성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인한 예후가 나쁜 만큼 이를 고려하면 더욱 정교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형관 교수는 “유럽의 평가 도구는 한국인에게도 유용한 면이 있지만 아직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인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반영해 포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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