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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불안감에...EU 국가로 이주하는 영국인 10년래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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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럽연합(EU) 국가로 이주하는 영국인 수가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영국에서 ‘탈(脫) 영국’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베를린사회과학센터(WZB)는 최근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 자료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관련 보고서 내용을 보면, 올해 영국을 떠나 다른 EU 소속 국가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인의 수는 8만 4000여명이다. 이전까지 최대였던 2008년에는 약 5만 9000명 수준이었다. 10여년 만에 1.5배 증가한 것이다.

EU 소속 국가의 국적을 얻는 영국인도 크게 늘었다. 2015년에는 2106건이었는데 영국에서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듬해인 2017년에는 1만 4678건으로 7배 가까이 폭등했다. 독일로 귀화한 영국인이 특히 많았다. 같은 기간 독일적(籍)을 얻은 영국인은 622명에서 7493명으로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분석을 내놓은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9년 사이 독일로 이주한 영국인들을 상대로 4개월여간 질적(質的) 조사도 병행했는데, 이들 중 30%는 브렉시트가 자신들의 정신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고 한다. 절반 가까이는 EU 시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영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번 보고서 공동 저자인 대니얼 테틀로 박사는 "해외로 나가는 영국인들 중 대다수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더 적극적인 ‘유럽인’이 되려는 새로운 욕구를 느끼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불확실한 시대의 ‘자기 보존’ 방법"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인들의 해외 이주가 늘어나는 것은 실패한 국가 정책의 한 척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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