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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文 "군산, 아픈 손가락이었다"…한국GM 떠난 곳에 전기차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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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형 일자리 ◆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24일 오후 전라북도 군산 명신 공장에서 열린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서 카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임준 군산시장,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문 대통령, 이태규 명신 대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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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쇄로 침체를 겪고있던 전라북도 군산이 24일 노사민정(노동계·사용자·시민사회·정부) 대타협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북 지역의 노사민정이 힘을 모아 대기업이 떠난 폐허 속에서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한국 노총 군산지부, 전기차 완성차·부품 기업 노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군산형 일자리 협약에는 △명신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MPS코리아 등 전기차 완성차 4사와 부품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군산·새만금 산업단지에 2022년까지 총 4122억원을 투자해 1902명을 직접 고용하고 연간 17만7000여 대에 이르는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군산은 한국 전기차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일어서게 된다.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견·벤처 기업으로 대체해 일자리를 만들면서 지역 산업 기반을 친환경·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협약식에서 "군산은 언제나 과감한 결단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군산이 조선소와 차량 제조 공장이 떠난 자리를 미래형·친환경 산업인 전기차로 대체해 지역의 핵심 산업을 전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호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역의 신산업 육성 의지, 노사민정의 대타협, 그리고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군산은 전기차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산형 일자리가 무엇보다 희망적인 것은 '상생'의 수준이 최고라는 점"이라며 "상생형 일자리 중 직접고용 규모가 가장 많고, 정규직 채용 비중이 높으며, 직무와 성과 중심의 선진형 임금 체계가 도입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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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번 협약을 통해 만들어질 직접고용 일자리 1902개가 구미형(간접고용 포함 1000여 명)과 광주형(1000여 명)보다 훨씬 많아 상생협력의 '완성도'를 높인 점 등을 주목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산을 '아픈 손가락'에 비유하며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GM 군산 공장 철수 등 지역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사전 환담에서 "그동안 군산이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 양대 (지역)노총이 (협약에)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이 "(군산형 일자리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원·하도급 간 수평적 관계를 만들었다"면서 "지금의 (노사민정 간 상생) 관계를 잘 유지해 빠른 성장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도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군산형 일자리가 기존 수직적 원·하도급 관계를 수평적 협력 관계로 바꿔내는 상생협약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군산형 일자리가 전국 최초로 기준임금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지역 공동교섭'을 시행하고 노사가 5년간 중재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하는 노사 협력의 모범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 양대 노총이 함께 참여해 양보를 통한 상생의 역량을 보여준 덕분"이라며 지역 노동계에 감사를 표했다. 양대 노총 모두가 문재인정부의 핵심적 고용 창출 정책인 상생형 지역 일자리 협약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전북의 노력이 더해지면 군산과 전북 경제가 미래차 중심지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며 기업과 노동자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군산형 일자리 협약에는 하도급 기업의 연구개발(R&D) 노력으로 납품단가가 인하될 경우 원·하도급 기업이 수익을 공유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날 협약식에서 강임준 군산시장은 "GM 사태를 계기로 군산 시민들이 더욱더 결속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측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이태규 명신 사장은 "당장 내년부터 바이톤(중국 전기차 업체) 생산을 준비하고 자체 모델 개발도 병행하면서 2022년까지 최소 9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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