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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브렉시트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망칠 순 없지"…英하원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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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어떻게 브렉시트 때문에 크리스마스시즌을 망칠 수 있지.“

브렉시트가 올해 안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영국매체 일각에서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이다.

영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안'(programme motion)을 부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법안의 신속 처리가 가로막혔다.

영국 정부는 그 전날인 21일 EU 탈퇴협정 법안 및 설명서를 공개하면서 제1독회 단계를 마쳤고 이날 영국 하원은 '계획안' 표결 전 제2독회 표결에서는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30표차로 가결했다.

하원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안은 찬성했다. 그러나 신속 처리는 반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태에 대해 더 타임스와 파이낸셜뉴스는 존슨 총리가 승리 직후 좌절을 맛봤다고 전했고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의 사생결단식 브렉시트안은 마침내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하원 해산 및 총선 위협에도 하원은 브렉시트 신속 처리를 좌절시켰다고 전했고 데일리 미러는 할로윈기간을 빗대 총리의 브렉시트 공포가 연기됐다는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앞서 존슨 총리는 이달 말 예정인 브렉시트의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마지못해 EU에 발송한 바 있다. 지난 19일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가 영국 의회에서 보류되자 이전에 통과된 법률에 의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 요청에 대해 EU가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BBC 등에 따르면 EU의 고위 외교관계자들은 아직도 공은 영국에서 넘어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의 시선은 이처럼 곱지 않은 상황이지만 존슨 총리도 강경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하원의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영국이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비난하면서 오는 31일 '노 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서 하원이 브렉시트를 내년으로 이를 연기하려 한다면 브렉시트 법안을 취소하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강경 방침을 다시 밝혔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혀가는 영국의 브렉시트 정국은 사실 앞으로 1개월여 남은 크리스마스시즌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발표된 바우처코드(VoucherCodes.co.uk) 자료에 따르면 올해 크리스마스 소비지출액 증가율은 지난 2017년 1.4%와 지난해 1.2%보다 훨씬 줄어든 0.8%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시즌 이전에 브렉시트가 단행될 경우 소비지출 증가율은 0.2%로 격감할 것으로 바우처코드는 예상했다.

더욱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신년할인판매 등이 줄지어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 6주간은 영국인들의 소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그런 만큼 영국하원이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있는 영국의 브렉시트는 내년으로 미뤄지고 크리스마스에는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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