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경성군의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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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김정은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약할)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였다고 심각히 비판하시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면서 "금강산관광 봉사와 관련한 정책적 지도를 맡은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에서 금강산 관광지구의 부지를 망탕 떼여주고 문화 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외면하여 경관에 손해를 준 데 대하여 엄하게 지적하시였다"고 했다.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의 언급을 통해 보면 일차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했던 노동당 중앙위 관련 부서 관계자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사업이 아버지인 김정일이 결단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선대 통치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6월 통일소 500마리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관광을 이뤄냈다. 북한은 김정일이,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번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을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위 간담회에서도 김정은 발언의 진의(眞意)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김정은의 발언이) 선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분석을 해봐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했다.
김정은이 '선임자'를 언급하며 김정일 시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발언의 방점은 선대에 대한 비판보다는 김정은의 '파격적 마이웨이'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김정은이 자신의 리더십을 선대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했다. 그는 "미·북 정상회담도 기대처럼 잘 풀리지 않고,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가 되면서 제재완화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실정의 책임을 미국과 한국 그리고 하급자에게 돌리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선대의 경제정책까지 비판하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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