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건물/VO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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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등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침범한 것과 관련, "도발적인 공군작전"이라며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의 전직 관리 등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KADIZ 무단 진입은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을 초래하려는 의도"라며, "한국의 지나친 저자세가 러시아 도발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VOA(미국의소리)는 이날 미 국무부가 "최근 러시아 항공기의 도발적인 공군 작전과 관련해 동맹국 한국과,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 조기경보기인 A-50 1대, 전략폭격기 TU-95 2대, 주력 전투기 SU-27 3대 등 군용기 6대가 22일 오전 9시 23분쯤부터 오후 3시 13분쯤까지 6시간동안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거쳐 남해와 서해까지 KADIZ를 넘나들었다.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과 밀접히 조율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러시아의 추가적인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했다. 또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방어 공약은 철통 같다"고 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KADIZ 무단 진입을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을 초래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VOA에 "러시아의 침범은 미국이 지지하는 자유로운 비행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역내 갈등 조장 의도가 분명하다"며 "러시아는 이같은 성격의 비행 작전에 앞서 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지는 경향이 있다. 역내 상황 특히 한국과 일본, 미국의 삼각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아보고 이를 약화시키기 위한 시험의 일환"이라고 했다. 또 "한국은 이번 사건이 자국 안보 뿐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염두에 둬야한다"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저자세가 러시아의 도발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러시아 군용기의 침범은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비슷한 저자세로 나오는지 시험하려는 성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을 악용해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함으로써 두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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