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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野, 文대통령이 '불공정' 언급하자 "조국! 조국!"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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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시정연설]

- 여야, 시정연설 내내 날선 대립

文, 경제 29번·공정 27번 말하고 소주성·적폐청산은 한마디도 안해

여야(與野)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에도 첨예한 대립상을 노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 뒤 민주당 의석을 가로질러 연단에 올랐다. 국무위원과 여당 의원들은 큰 박수를 쳤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기립만 했을 뿐 박수를 보내진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본회의장 스크린에 자료 화면을 100여장 가까이 띄우며 시정연설을 했다. '경제' '혁신' '포용' '공정' '평화' 등 주요 키워드는 힘을 줘서 말했다. 연설에는 '경제'가 29차례로 '국민'(33번)에 이어 가장 많이 언급됐다. '공정'은 27번, '혁신'은 20번, '포용'은 14번, '평화'는 11번 말했다. 임기 전반기 동안 문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소득주도성장'과 '적폐 청산'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자유한국당 의석 쪽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양손으로 '엑스(X)'자 모양을 만들어 항의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국무위원들은 4차례 큰 박수를 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야유를 보냈다. "재정 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다" "일자리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부분에서였다. 일부 한국당 의원은 귀를 막고 고개를 숙였고 다른 이는 "사과하세요!" "협치를 하세요!"라고 소리를 쳤다. '불공정'이란 단어가 나오자, "조국! 조국!"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동요 없이 연설을 계속했고, 검찰 개혁을 강조할 때는 아예 한국당 의원들 쪽으로 몸을 돌려 연설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33분간의 연설 동안 모두 28번 박수를 쳤다. "고교 무상교육을 완수하겠다" "기초 연금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대목에서 특히 박수 소리가 컸다. 2017년 첫 시정연설 때 23회, 지난해 시정연설 때 21회였던 것과 비교해 늘었다. 한편,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열린 의총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특위 태스크포스(TF)팀에 표창장을 주는 행사를 가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전쟁에서 작지만 아주 큰 승리이자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는 승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조국 낙마라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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