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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평화 강조한 日王 나루히토…아베와 거리 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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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식서 "헌법에 따라 의무 다 할 것…세계평화 바라"

1960년生 '전후 출생' 첫 일왕 "과거 깊이 반성" 발언도

상징적 존재지만 개헌 야욕 보이는 아베와 차별 '눈길'

이낙연 총리·왕치산 中 부주석 등 183개국 귀빈 참석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태어난 첫 번째 일왕인 나루히토(德仁)가 즉위를 선언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전세계를 향해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헌법 준수’를 약속함으로서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만드는 게 사명이라 말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거리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126대 일왕인 나루히토는 도쿄 지요다구 고쿄(皇居·일본 왕궁)의 규덴(宮殿)에서 개최된 ‘즉위례 정전의 의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즉위식은 1990년 이후 29년 만에 열렸다.

나루히토 일왕은 고쿄 내 영빈관에서 ‘다카미쿠라(高御座)’라는 옥좌에 앉아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에게 다가가며, 헌법에 근거해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의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면서 “즉위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왕위에 오른 후 5개월 만에 열린 즉위식은 전세계에 레이와(令和·일본 연호) 시대가 열렸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개최됐다. 일본은 세계 2차 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일왕은 국정에 관여할 수 없는 ‘상징적’인 존재로 역할과 권한을 제한했다.

하지만 일왕은 수천년간 이어온 일본 문화의 상징이자 일본 국민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나루히토 일왕은 1960년, 세계 2차대전 종전 이후 태어난 첫 일왕이다. 또 영국에서 유학을 하며 사학을 전공한 만큼, 일본 내 군국주의 추종세력들과도 거리가 멀다. 이에 기존 일왕들과 차별화된 역사관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크다.

실제로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이던 2015년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겪은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취임 3개월 만에 열린 종전기념행사(8월 15일)에서도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자신의 취임을 알리는 취임식에서, 헌법 수호를 언급하며 일본 왕실의 의지를 명확히 표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개헌론자인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국회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현행 헌법은 제정한 지 70여 년이 지났으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개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군대보유와 전쟁을 금지한 헌법 9조를 개정하겠다는 뜻을 수시로 내비치고있다.

한편 즉위식에는 현직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를 비롯해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등장했다. 또 이낙연 국무총리,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 찰스 영국 왕세자,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장관 등 183개국 주요 인사,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데일리

[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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