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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살아난 캐나다 트뤼도, 재집권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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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총선서 승리했지만 과반 실패 ‘소수 정부’ 구성

NDP와 연정…세불린 야당 ‘진보적 의제’ 견제 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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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실시된 캐나다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 자유당 대표인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22일 몬트리올에서 부인 소피 그레구아르와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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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48)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1일(현지시간) 실시된 캐나다 총선에서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자유당이 승리했다. 트뤼도 총리도 4년 임기의 총리 연임에 성공했지만, 자유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정 구성은 불가피해졌다.

제1야당인 보수당과의 접전이 예상되면서 트뤼도는 ‘84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다수당 총리’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뻔했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은 것이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338개 하원 선거구에서 실시된 총선 개표 결과 자유당은 157석을 얻어 의석수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트뤼도 총리는 선거 승리가 확정된 22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지지자·선거 캠프 관계자 집회에서 “여러분들이 해냈다”면서 “캐나다인들은 분열을 거부하고, 진보적인 어젠다와 기후변화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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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결과 자유당에 이어 보수당이 121석, 퀘백에 기반을 둔 블록퀘백당이 32석, 진보성향의 신민주당(NDP)이 24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녹색당은 3석, 무소속이 1석을 가져갔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트뤼도에겐 ‘절반의 승리’로 평가된다. 의회 과반인 170석 이상을 얻어야 단독 집권이 가능한데 여기에 13석이 모자란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자유당은 직전 총선이 치러진 2015년에는 177석을 차지하는 압승으로 9년간의 보수정권 시대를 마감한 바 있다.

예상대로 쉽지 않은 선거전이기도 했다. 개표 결과 정당 득표율 기준으로 보수당은 약 34%를 얻어 자유당에 1%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별 1위 득표자에게만 의석이 배분되는 ‘소선거구제’ 덕분에 트뤼도의 연임이 가능해진 셈이다.

4년 전 총선에서 자국 내 인기에 더해 세계적으로도 화제를 몰고 오며 ‘캐나다가 낳은 스타’로도 불린 트뤼도가 고전한 것은 그와 관련된 정치 스캔들이 영향을 끼쳤다. 총리 핵심 측근들이 최대 건설업체 ‘SNC-라발린’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트뤼도 총리가 검찰에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도록 압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최근에는 고교 교사 시절 트뤼도가 얼굴에 검댕 칠을 한 ‘블랙(브라운) 페이스’ 분장을 한 사진이 차례차례 공개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금은 2015년이니까요”로도 유명한 성평등 내각, 원주민·소수자 차별 철폐, 아동복지 확대 등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진보적 어젠다’와는 정반대되는 과거 행적이 들통난 것이었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이미지까지 겹쳐지며 재집권 가능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수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진보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뤼도 연임 실패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자유당 쪽으로 표가 결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정 파트너로 유력한 좌파 성향의 NDP는 2015년 총선에 비해 15석이 줄어든 24석을 얻는 데 그쳤다. 자유당에 식상한 진보층 유권자에 힘입어 바람몰이를 하려던 NDP가 ‘흔들리는 트뤼도’ 때문에 의석을 대거 잃은 것이다.

‘소수 정부’ 수장으로 2기 임기를 시작하는 트뤼도 총리는 조만간 NDP와의 연정 협상을 통해 새로운 내각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대응, 재정 확대 등 진보적 의제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득표율 1위’ 보수당과 의석을 3배 불린 블록퀘벡당 등 야당의 견제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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