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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막말 논란' 황희석 검찰개혁단장, 왜 야당의 목표물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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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은 황희석(52) 법무부 인권국장이 지난 15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MBC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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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은 황희석(52) 법무부 인권국장에 대한 야당 측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와 21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두 차례 황 국장의 SNS 막말 논란 등을 겨냥했다. 특히 야당 측은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황 국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등 황 국장과 검찰개혁추진단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가장 크게 문제삼은 건 황 국장의 과거 트위터상의 발언이다. 2012년 총선 예비후보시절의 황 국장 트위터 계정에는 “한나라당 X새끼”, “신천지=새누리=New Town” 등의 내용이 게시됐다.

검사를 향한 막말 논란도 나왔다. 지난달 3일 법사위 전문위원실에서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를 지켜보던 황 국장이 “(조 장관 딸의 고교 영어성적을) 유출한 검사 '상판대기'를 날려버리겠다”고 소리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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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의 과거 트위터 계정.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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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국장은 국정감사 이튿날인 16일 “선거캠프에서 작성하였거나 다른 트윗을 리트윗한 것"이라며 "더 점잖고 반듯하지 못했던 점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평소 피의사실이나 수사자료의 흘리기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던 제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생활기록부의 공개행위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한다”고 모호한 해명을 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매사에 유념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야당은 법사위 종합 국정감사인 21일까지 비판의 수위를 높여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검찰에 대한 증오심으로 똘똘 뭉친 분”이라며 “원수에게 칼을 맡기면 살인이 벌어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도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인사로 정리해야 한다”며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상황과 경위를 살펴보겠다”면서도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한계가 있다”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여권에서도 처음으로 비판이 나왔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인이 되고 나서는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며 “사석에서도 책잡힐 소리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황 국장이 그렇게 말한 것은 잘못”이라며 “깨끗하게 잘못했다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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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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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비판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견제로 비칠 수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물러나면서 현재 법무부 내에서 검찰 개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인물이 황 국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법무부 탈 검찰화ㆍ피의사실공표 금지 등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는 개혁안을 만드는 실무진을 이끌고 있다.

황 국장은 조 전 장관과 30년 지기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과는 서울대 법학과 3년 선ㆍ후배 관계로, 학생 운동 시기와 법학대학원 재학 시기가 일부 겹친다. 조 전 장관이 부임 이후 첫 지시로 황 국장을 검찰개혁추진단장을 임명할 만큼 둘 사이가 가깝고 조 전 장관이 하려던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황 국장이 이끄는 추진단은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검찰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법무부는 21일 검사 비위 발생 시 법무부 장관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개정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보도자료를 냈다. 같은 날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의 사건 배당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 임의 배당 시스템의 개선을 주문하는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경쟁적으로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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