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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금리 하락기에도 ‘희망회로’ 돌린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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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의원실 입수 하나은행 내부자료

금리 하락기에도 “정상 상환 가능”

“기존 배리어 유지 상품 출시예정” 강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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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이비(KEB)하나은행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이 기초자산으로 삼은 영국 7년 이자율스와프(CMS) 금리가 하락하던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정상 상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하나은행 내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은행 투자상품부는 내부 게시판에 ‘금리연계 디엘에프 긴급점검’이라는 제목으로 세차례 글을 올렸다.

‘최근 금리연계 디엘에프 조건이 개선(만기 배리어 55%)되었고 만기 정상 상환 가능성 여전히 높다고 판단됨’(지난해 12월), ‘현재 고점 대비 20% 가량 하락하는 수준으로, 만기 정상 상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됨’(올해 1월), ‘1~2월에 비해 하락하는 등 투자매력도 약화. 리스크를 확대하며 쿠폰을 올리기보다 기존 배리어(만기 배리어 55% 이하)를 유지하는 선에서 상품 출시 예정’(올해 3월) 등 ‘고점 대비 20% 하락’, ‘투자매력도 약화’되고 있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리스크를 간과하고 지속적으로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담당자는 분석글에 앞서 “최근 금리하락으로 인한 금리연계 디엘에프 상품에 대한 걱정이 크실텐데요”라고 덧붙이는 등 프라이빗뱅커(PB) 등 판매 조직을 안심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금리 하락기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부각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에는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가 시작된 터라 계속 정상 상환 가능성이 높다고 본 판단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만기 평가 때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초 기준가격의 배리어(예를 들어 55%)를 넘길 경우, 3.5~5% 수준의 금리를 지급하는 구조다. 영국 시엠에스 금리는 지난해 12월 약 1.4% 수준이었다가 3월엔 1.1% 안팎으로 내려왔고 지난 8월엔 0.5% 안팎으로 떨어져 손실률이 반토막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제윤경 의원은 “디엘에프 상품 판매에 있어서 금리하락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은 판매에만 급급했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모든 손실이 전가될 수 없었던 구조였음이 확인됐다”며 “위험상품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가 있었는지 구조적 문제를 점검해야 하고 금융사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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