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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언니 잘못했어요""조용히 해" 익산 여중생 폭행영상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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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여고생 2명, 여중생 폭행 영상 파문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분26초 공개

피해 여중생 전치 2주…경찰 수사 착수

중앙일보

지난 20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익산 여중생 폭행 영상. 여고생 2명이 번갈아 가며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뺨과 머리 등을 수차례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캡처]


"언니 잘못했어요."

"소리 지르지 마."

오렌지색 후드티를 입은 여중생이 구석진 곳에 무릎을 꿇은 채 여고생 2명에게 번갈아 가며 뺨과 머리·이마 등을 맞는다. 여중생이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죄송해요' '제가 잘못한 거 다 말할게요'라고 울면서 애원해도 폭행은 멈추지 않는다. 여고생들은 외려 '조용히 해' '너 때문에 2만원 날아갔어' 등 윽박지르거나 키득키득 웃는다.

지난 20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이 같은 폭행 장면이 담긴 1분 26초 분량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을 올린 게시판 관리자는 "영상 속 피해 여학생과 여학생 부모님까지 연락 후 사건을 널리 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피해 학생 어머님 말씀으로는 '우리 딸의 잘못도 있지만 이건 너무 과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직접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 오더니 '아줌마 나대지 말어라(마라), 꼽으면(아니꼬우면) 남부(익산 터미널 뒤 모텔촌)로 와라'고 했다"며 "사탄도 한 수 배우고 갈 무개념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지난 20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익산 여중생 폭행 영상과 관련 내용. 영상에는 여고생 2명이 번갈아 가며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뺨 등을 수차례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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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해 학생은 (가해 여고생들을) 마주칠까 무서워 집 밖을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사건은 경찰서에 접수된 상태고 법적인 처벌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보복협박, 명예훼손, 역고소 등 2차 피해, 3차 피해가 일어나고 있어 이렇게 알린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 9일 낮 12시쯤 전북 익산시 모현동의 한 교회 인근에서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영상에는 고등학교 1학년 A양(17) 등 2명이 중학교 3학년 B양(16)의 머리채를 잡고 뺨 등을 수차례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은 가해 여고생 일행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주변 친구들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두 여고생은 B양을 2시간에 걸쳐 뺨 등을 40여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의 다리에 침을 뱉거나 담뱃재를 털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폭행으로 전치 2주 상해 진단을 받은 B양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지난 10일 A양 등 여고생 2명을 익산경찰서에 신고했다. B양은 경찰에서 "(언니들이)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고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뺨을 때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는 마쳤고, 가해자 조사는 진행 중"이라며 "현재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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