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문재인 탄핵” vs “검찰개혁”…조국 사퇴에도 ‘광장 대립’은 계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수 “문재인 탄핵”, 진보 “검찰개혁”

세계일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뒤에도 ‘광장 불씨’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형국이다.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들과 조 전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19일 오후 6시10분쯤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서초동에서 열렸던 집회를 여의도로 옮겨온 셈이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부터, 서로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까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함께 아리랑’이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든 채 “검찰 개혁하라”, “공수처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주최 측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지난 4월 상정된 신속처리대상안건인 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의 상임위 심사 기간이 도래됨에 따라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자 다시 문화제를 열었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세계일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문화제에서는 조 전 장관을 위한 ‘국민 퇴임식’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조 전 장관을 향해 “당신은 국민의 영원한 법무부 장관이다”는 내용의 헌사를 낭독한 뒤 국민 감사패를 증정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여태까지 나쁜 짓하는 검찰(에 대해) 단 한 번도 정리한 적이 없다. 똘똘 뭉쳐서 나쁜 짓 하다 걸려도 자기들끼리 다 봐줬다”면서 “우리가 그 연결고리를 깨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일부 여당 관계자도 참석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며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이 됐다”고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앞에서는 시민연대 집회와 반대 성격인 '맞불 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를 비롯한 반(反) 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등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은 비슷한 시간 국회대로 부근 금산빌딩 앞에서 '애국함성문화제'를 개최하고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등을 외쳤다. 이들은 집회 도중 맞은 편에 있는 건물 벽면에 레이저를 쏴서 '조국 구속, '공수처 반대' 등의 글자를 만들어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당초 시민연대 집회는 국회의사당역 2·3번 출구 인근, 자유연대 집회는 5번 출구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양측이 사전 집회를 하면서 크게 틀어둔 음악 소리를 서로 문제 삼으며 갈등을 빚자 무대를 옮기기도 했다.

앞서 오후 2시 40분께 양측 모두 스피커 음악을 끈 채 서로를 향해 "우리 함께 동시에 일어서서 저쪽을 쓸어버리자", "저 빨갱이들이 폭동 짓을 하려고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

당분간 촛불 문화제와 보수 표방 단체의 맞불 집회는 여의도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