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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트럼프 부인한 ‘우크라이나 보상 대가’ 백악관 비서실장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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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연합뉴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가 민주당에 대한 수사를 종용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보류와 민주당 관련 수사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는 점에서 미 언론은 ‘폭탄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말을 바꿨다.

멀베이니 대행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과거에 DNC(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 관련 의혹을 언급했었느냐고? 물론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것이 우리가 원조를 보류한 이유”라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이 의혹은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고, 해킹된 DNC 컴퓨터의 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숨겨져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을 지칭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과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91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군사원조가 보류됐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방금 얘기한 것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대가) 아니냐”는 추가질문에 “우리는 외교정책에 있어 늘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대가성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있어 핵심쟁점이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 측에 대한 조사를 우크라이나에 종용하는 과정에 주고받기식 대가성이 있었느냐를 파고들고 있다.

WP와 CNN방송 등은 멀베이니 대행의 발언을 전하며 ‘깜짝 놀랄 시인’, ‘충격적인 퀴드 프로 쿼 인정’ 등의 표현을 썼다.

멀베이니 대행은 논란이 확산하자 뒤늦게 말을 바꾸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성명을 내고 “확실하게 짚고 가자.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 2016년 대선 관련 수사 간에는 절대 어떤 ‘퀴드 프로 쿼’도 없었다”며 “DNC 서버 관련 문제가 원조 진행 상황에 영향을 미친 바는 일절 없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DNC) 서버를 건드리기 전에는 원조를 보류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가 원조를 보류했던 이유는 단지 다른 국가들의 지원이 부족했던 점과 부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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