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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터키 원하는 카드 다 내줬다" 美 휴전 중재에 들끓는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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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재로 터키 5일간 일시 휴전
트럼프 "대단한 날" 자축했지만 터키 "일시적 작전 중단" 못박아
정치권 "쿠르드 동맹 훼손" 비판


파이낸셜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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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주둔하던 미군 철수로 촉발된 터키의 쿠르드 침공이 잠시 멈췄다. 터키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5일 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휴전 소식을 전하며 자축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쿠르드족과 직접 휴전 합의를 맺은 것이 아니라 중재자인 미국과 합의를 맺은 것이라는 점, 완전한 휴전이 아니라 짧은 시일의 조건부 휴전이라는 점,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터키에게 많은 것들을 양보했다는 점 등으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여당인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도 "결국엔 쿠르드 동맹을 져버린 셈"이라며 단기간의 휴전 합의에 대해 날을 세우는 등 이견이 분분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9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뒤 "터키가 5일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쿠르드 민병대(YPG)가 안전지대에서 철군하면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터키측은 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도 접촉 중이며 그들도 철수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휴전조건은 YPG가 터키가 설정한 폭 30㎞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것으로 안전지대 관리는 터키군이 맡게 된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SDF 사령관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SDF가 군사작전 중단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 발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미국과 터키,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굉장한 지도자이며 옳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측의 휴전 발표에 대해 터키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휴전 아니라 일시적 작전 중단"이라고 일축했다. 뒤늦은 중재과정에서 미국이 터키가 원하는 것들을 모두 내줬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터키에서 있었던 9시간 동안의 대화 끝에 미국이 터키와 맺은 합의가 결과적으론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번 휴전 합의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합의 내용은 엉터리"라며 "미국의 외교정책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우리의 동맹과 적들에게 우리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밋트 롬니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이번 휴전 합의가 미국이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우리는 이제 동맹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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