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7 (금)

증상도 없어요..예방 백신도 없어요..그래서 무서운, C형간염 [Weekend 헬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사·피어싱 등 감염경로 확대
간단한 항체검사로도 진단 가능


파이낸셜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형간염은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전체 간 질환 원인의 15~20%를 차지한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피부나 점막을 통해 전염되면 C형간염이 발병하게 된다.

C형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술잔을 돌리는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지난 1991년 전에는 수혈이나 혈액제제가 주된 감염 경로였지만 최근에는 오염된 주사바늘, 피부를 뚫는 문신, 침술, 피어싱 등 각종 기구에 의해 전염된다.

대한간학회 양진모 이사장(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은 17일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고 대부분 환자가 무증상이므로 진단이 어렵다"며 "따라서 C형간염 항체 검사 등 예방 관리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형간염, 무증상이라 감염 위험 높아

C형간염은 무증상이므로 감염 여부를 모르고 진단도 받지 못한 잠재적 환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C형간염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어 감염 확산에 대한 위험이 크다. 환자 중에는 지속되는 간기능 저하로 간경변이나 간암 단계까지 악화된 후 C형간염이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C형간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낮았다. 대한간학회가 지난 9월 8일부터 29일까지 운수업 종사 직업운전자 1288명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A, B, C형간염 중 평소 들어본 적 있는 간염 종류를 묻는 질문에 B형간염 응답이 3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A형간염(27%), C형간염(19%)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C형간염 환자는 2018년 4만5784명이었고 2019년 상반기 3만1225명으로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C형간염의 증상은 전신피로감, 미열, 근육통,기침 콧물 등의 감기증상과 비슷하다. 증상이 미약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질병이 진행되면 일부 환자에서 전신적인 자각증상과 함께 소변이 콜라색처럼 진한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조기 진단해 약물치료 빨리 시행해야

간염 바이러스 중 A형과 E형 간염은 급성 간염만 일으킬 뿐 만성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B형, C형, D형 간염은 만성화되므로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만성 간질환으로 발전한다.

특히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간단한 항체검사(HCV antibody test)와 HCV RNA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검사비도 저렴하다. 검사 후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에 8~12주간 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C형간염은 새로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의 병합치료를 시행하며 약 95%에 달하는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이 약제들은 부작용도 적고 주사제가 아니라 복용이 편하고 치료기간도 12주 정도로 짧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전에는 인터페론이란 주사와 리바비린이라는 경구용 제재가 사용됐다. 이 치료제들은 완치율이 50%에 불과했다. 또 오랜 기간 치료해야 하고 부작용도 높아 심한 간경변 환자는 사용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았다.

C형간염은 한번 치료가 완료됐더라도 재감염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C형간염 환자는 3~6개월에 한 번씩 혈액 검사와 함께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해 간 상태와 복부 장기의 상태를 관찰하도록 한다. 만성 C형간염 환자의 25% 정도는 3년~25년 내에 간경변증 상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C형간염의 치료목표는 간세포와 혈액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해 간염의 활동성을 차단하고 ALT 수치를 정상화시켜 간경변증을 비롯한 말기 간질환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간경변증의 초기에는 간의 보상 능력이 좋아 정상 간기능을 유지하지만 심해지면 합병증인 복수, 정맥류, 간성혼수 등이 발생하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문신·피어싱, 반드시 소독된 기구 사용해야

B형 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전염되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체액을 통해 전파되므로 주사기는 반드시 1회용을 사용해야 한다.

또 침을 맞거나 문신과 피어싱을 할 때도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면도기, 칫솔, 손톱깍기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물건들도 간염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성적 접촉 시에도 감염 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하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