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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비운의 4년' 마침표 찍은 롯데, 오너 리스크 털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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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위 총수의 '공백 사태' 최악의 상황 벗어나

호텔롯데 상장 등 내부 다지고 50조원 투자 예고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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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17일 대법원이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재계 5위 롯데그룹은 총수가 일선을 떠나는 최악의 경영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재판으로 인해 행동의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 판결로 신 회장이 경영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만큼, 그가 추진하던 해외 신사업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당분간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법원 3부는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제2법정에서 신 회장의 상고심을 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에서는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출연금 관련해 뇌물로 인정하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경영비리 혐의는 일부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뇌물 혐의와 경영비리 재판을 병합한 2심에서는 뇌물 혐의 유죄, 경영비리 혐의는 무죄로 판결났다. 하지만 2심에서는 신 회장에 대해 강요죄 피해자와 뇌물 공여자 지위를 동시에 인정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신 회장의 집행유예 확정에 롯데는 크게 안도하고 있다. 그간 롯데는 대법원이 신 회장의 경영비리 사건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이 이뤄졌을 경우 해외 신사업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사업의 동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부재는 신동주ㆍ동빈 형제 간 경영권 다툼 이후 간신히 안정을 찾았던 롯데그룹의 경영구도 자체를 흔드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도 있었다.


롯데는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4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되면서 그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뉴 롯데' 완성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가장 주목 받던 점은 호텔롯데의 상장이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키로 큰 이변이 없다면 내년 중 상장이 무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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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롯데그룹은 지분 구조상 일본 롯데의 지주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를 통해 지배받는 구조다. 롯데는 이같은 구조를 개편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며 호텔롯데 상장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신 회장의 수사 등으로 관련된 사안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었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지배구조 완성은 물론 '롯데는 일본회사'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작업으로 평가 받는다. 롯데는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안에서 지배구조를 다진다면 외부에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신 회장은 2심 판결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에서 50조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유통과 화학을 축으로하는 경쟁력 강화에 나서왔었다. 가장 큰 성과는 지난 5월 3조6000원을 투자해 완공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석유화학 공장이다.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점검 및 투자 확대 등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5월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공장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유통부분에서는 온라인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경영복귀후 롯데쇼핑 e커머스 관련 인력을 400여명 충원하면서 온라인 시장 보강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롯데는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에서 획득한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또 롯데제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트렌드 분석과 제품 개발, 화학에서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을 디지털로 일원화 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의 의지가 강한 신 회장의 자유로워지면서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영계에서도 이번 판결과 관련해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경영계는 이번 판결을 통해 롯데그룹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롯데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고용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길 바라며, 이를 통해 롯데그룹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동시에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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