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곤란을 겪었다.” 이 문장 다음에는 흔히 “지원금이 바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형태가 온다. ‘왜 곤란을 겪었대?’에 대한 답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서술어로 ‘때문이다’를 많이 쓴다. 그렇다고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지원금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라고 쓰는 쪽도 있다. 이미 ‘왜’가 예상되는 맥락이라면 ‘때문’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친절할 수 있다. 이때 ‘때문’은 괜한 친절이 되기도 한다. “그는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에서 ‘포부’도 실속 없는 친절일 때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하면 지나친 게 된다. 표 나지 않게 부담과 갑갑함을 준다. 지루함, 거부감을 더할 수도 있다. 친절이라지만 과잉 친절은 군더더기다. 군더더기는 신뢰를 조금씩 떨어뜨린다. 일상의 일들이 그러하듯 문장에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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