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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마트에 주문했더니 처음보는 자율주행차가 배달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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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이마트, 15일부터 29일까지 여의도점서 시범 운영…"100% 언택트 등 편리하지만 한계점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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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1시 이마트 여의도점 직원이 자율주행차 '일라이고'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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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혁신은 새벽에서 이제는 자율주행으로 '직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5일부터 1억원이 넘는 고가 센서장비들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송서비스, '일라이고 배송'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 유통사와 협업해본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 '포드드라이브'와 협업을 통해서다.

자율주행 차량으로 고객 집 근처까지 상품을 배송한 후 고객이 직접 픽업하거나 배송기사가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이달 15일부터 29일까지 이마트 여의도점에 한해 시범 운영하며, 영등포구 금호 리첸시아 아파트와 삼부아파트 두 곳만 배송 가능하다. 이마트 점포에서 아파트 단지까지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차량이 이동하며, 단지 내부에서는 안전을 위해 직원이 수동으로 운전한다.

◇일반 승용차에 1억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착용한 자율주행차



먼저 자율주행 배송의 핵심인 '차량'에 눈이 갔다. 모델은 흔히 자율주행의 대명사로 알려진 '테슬라'가 아니라 포드사의 '트랜짓 커넥트'라고 불리는 일반 대형 승용차였다. 보안상 자율주행 상태의 차량을 직접 타볼 수는 없었다.

4000만원 가량 차량에 1억원이 넘는 고가 센서 장비들이 탑재돼있다. 차 지붕과 앞쪽 범퍼에는 360도로 회전하는 카메라와 감지 센서들이 배치됐고, 이 센서들은 주변 사람의 작은 보폭까지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예민하게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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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차량 내부 모습. 차량을 감싸고 있는 센서들은 사람 한 명의 세밀한 움직임까지 포착한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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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운전석과 조수석은 일반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조수석쪽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는 태블릿 PC가 설치돼 있었다. 배송시 탑승하는 차량 관리요원과 보조요원은 이 태블릿을 보며 시스템이 정상인지, 돌발 상황은 없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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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장소에 도착한 자율주행 차량. 주문자가 QR코드를 차량 옆면에 갖다 대면 수납고가 자동으로 열린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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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중간부터 뒷부분까지는 전부 배송 상품을 싣는 적재 공간이다. 이 차량의 중간 부분엔 번호가 적혀 있는데 '사물함'을 연상케 한다. 각 번호당 한 건의 배송 상품만 담을 수 있다. 번호가 크면 클 수록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1번은 사람이 양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양이고 2번 3번은 최소 장바구니가 필요할 수준의 양이다.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 4시 등 하루 세 번만 배송하며 배송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최대 주문건수도 3건이다. 3건이 초과되면 배송 신청이 가장 늦게 들어온 순서부터 그 다음 배송 시간대로 연기된다.



◇배송 서비스 직접 써보니…"직관적이고 직원 직접 대면할 일 없어"

직접 '여의도동' 주민이 되어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주문 방식은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평소와 똑같이 마트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한 후, 출구에 마련된 자율주행 배송 신청 키오스크에 제품 수령 장소와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과일치즈와 맥주 한 캔을 주문해서 배송 신청을 넣었다.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1번' 칸에 상품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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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배송이 시작되면 스마트폰으로 도착 예상 시간과 안내 메시지가 전송된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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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배송 차량이 출발하면 카카오톡으로 예측 도착 시간과 함께 안내 메시지가 온다. 상품 수령 방법을 '직접 픽업'으로 선택한 경우 아파트 단지내에 정해진 픽업 장소로 시간 맞춰 이동하면 차량이 도착한다. 스마트폰으로 온 QR코드를 문 옆에 부착된 카메라에 갖다 대면 수납칸 문이 열린다.

주문 상품을 꺼낸 다음 버튼을 눌러 문을 닫으면 차량은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따로 차 안에 있는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사람과 접촉할 일은 없다. 또 이마트에서 제품을 결제할 때도 셀프 계산대를 사용했다면 구입부터 수령까지 전과정 100% '언택트'도 가능하다.

◇아직 테스트 중인 기술…"한계점도 있어"

한계점도 존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직원을 마주칠 일이 없다'는 것외에는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직접 오프라인 점포에서 주문한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새벽배송, 근거리배송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하루 세 번만 배송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운영면에서도 단점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요건 및 시범운행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완전 자율주행차라고 하더라도 안에 사람 한 명은 무조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절약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상황에 빠지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 기술들을 테스트 해보는 중이라는 것이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24는 지난 30일부터 경기도 김포시에 '완전 무인 편의점'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율주행 배송은 인건비 감소 효과는 적지만 기존 직원들을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며 "시범 운영 기간 동안엔 우선 데이터를 쌓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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