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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백브리핑] 또 백기 든 타다, 피해는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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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운행 차량을 1만 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정부와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에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증차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계획을 내놓은 지 불과 9일 만입니다. 택시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또다시 무시당한 것입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16일 "택시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국토교통부의 택시 개편안이 마무리되는 연말까지 증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증차 계획을 내놓은 뒤 국토교통부가 '멋대로 사업을 확대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택시 기사들이 15~16일 집회를 열며 반발하자 물러선 것입니다. 타다 측은 "계획을 아예 접은 건 아니고 유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타다는 승합차 증차 및 서비스 확장을 미루는 대신 택시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VCNC는 이날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의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기존 중형택시뿐 아니라 승합차·전기차 등 호출 대상 택시 종류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택시 호출 서비스만 더 늘어나는 꼴입니다.

VCNC는 한술 더 떠 "택시 업계와의 요금 경쟁도 지양하겠다"고 했습니다. "택시보다 요금을 높게 책정해 택시의 경쟁력을 지켜주겠다"는 것입니다. 타다는 서비스 출시 초기엔 일반 택시 요금보다 가격이 30% 정도 비쌌지만 올 초 택시 요금이 오르자 요금 차이가 줄었습니다. 엇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택시 기사들의 반발도 커졌습니다. 가격 인상은 택시 업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인 셈입니다. 타다 관계자는 "가격 조정은 (항의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번 주 안에 가격 인상 공지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승차 거부 없고 깔끔한 서비스 때문에 타다를 타왔던 소비자들은 더 비싼 요금을 감내하거나 다시 택시를 타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 셈입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는 줄어들고, 그마저도 비용은 더 오르는 게 과연 정부가 원했던 결과인지 궁금합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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