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1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초선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55·비례대표)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야당만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여야, 국민까지 패자로 만든다"며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나서서 (정치) 하는 게 옳은 길이다"고 했다. 고려대 84학번인 이 의원은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를 제외하고 민주당 현역 의원 중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그가 처음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둘러싼 진영 간 대립과 갈등으로 나라가 두 동강 났는데도 정치권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내 탓이오'라며 고개를 숙인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군사정권 시절의 민주화운동을 대단한 '훈장'처럼 내세운 채 위선과 반칙, 편법을 통해 많은 기득권을 누려온 일부 386세대에 경종을 울릴 만하다.
조국 사태로 지지율이 바닥인 여권으로선 국정 기조 전환과 인적 쇄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을 기약하기 어렵다.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현직 의원 교체율은 30% 안팎으로 16대 29.0%, 17대 27.7%, 18대 22.8%, 19대 27.0%, 20대 33.3%였다. 이 의원의 '살신성인' 자세가 세대 물갈이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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