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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은, 기준금리 인하]세계 경제 불확실, 수출 부진 이어져…3개월 만에 추가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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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인하만으로는 나라 안팎 악재 극복엔 역부족 판단

한은 내에서도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 보조 수단일 뿐” 지적

경향신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 기자실에서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7월 인하만으로는 나라 안팎의 악재를 헤쳐나가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턱걸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뚜렷한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이번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미·중 양국이 ‘스몰딜’을 도출했으나 양국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5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0%로 0.6%포인트나 깎은 주요인도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경기둔화다.

반도체 경기가 언제 살아날지도 불투명하다. 한국의 수출에서 반도체는 올해 8월 현재 17.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D램의 경우 1년 만에 가격이 반토막이 나면서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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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우려도 문제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데 따른 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와 물가에 대한 평가가 지난 8월보다 하향 조정되면서 이번 금리 인하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로 방향을 잡은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해 현재 1.75~2.00%인데, 이달 말 또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금리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을 위한 보조적 수단이며 결국 민간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게 핵심”이라면서 “설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소비도 둔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강력한 재정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거품이 커질 가능성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 때문에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는 지금도 낮아 추가로 인하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하가 거시경제 불안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금리가 인하돼도 부동산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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