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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행렬도’ 새겨진 1500년전 신라 토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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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분 발굴유물 포함 / 신라 회화 기마·수렵 묘사 첫 사례 / 고구려와 교류 등 밝힐 중요 자료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쪽샘 44호분 발굴조사에서 기마, 무용, 수렵 등으로 구성된 행렬도를 새겨 1500여 년 전에 제작된 긴목항아리 등 제사 관련 유물 110여 점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행렬이라는 큰 주제 아래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문양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신라와 고구려의 관계, 신라의 내세관을 밝힐 자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렬도의 선두에는 말을 탄 사람과 말 두 마리가 있다. 말은 갈기를 의도적으로 묶어 뿔처럼 묘사해 상상 속의 신령스러운 동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바지, 치마 차림으로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은 고구려 고분 무용총의 무용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수렵 장면에는 활을 든 인물들이 사슴, 멧돼지, 호랑이 등으로 보이는 동물을 사냥하고 있다. 가장 크게 묘사된 말을 탄 인물은 행렬의 주인공으로 추정된다.

세계일보

경주 쪽샘 44호분에서 발굴된 토기에 새겨진 행렬도의 추정복원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 행렬도가 제사용의 토기에 새겨져 있고, 고구려 고분벽화 속 행렬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생전에 누렸던 부와 지위를 사후에도 누리길 원했던 관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울산대 전호태 교수는 “생활풍속계 고분벽화는 현생의 삶을 약간 더 업그레이드시킨 형태로 표현되는데 항아리의 행렬도도 비슷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5세기 무렵 신라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고구려의 고분벽화 양식이 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회화적으로 가장 뛰어난 말 문양이 새겨진 그릇 받침대 조각 2점을 확인했다.

경주=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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