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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백남준의 혁신은 낡거나 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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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자 이숙경 큐레이터 인터뷰】

“50년 전부터 서구 미술 중심에서

탈국가적인 작업 다양하게 표현

경계에 대한 비판적 관점 재조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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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작품은 낡거나 늙지 않아요. 전시를 준비하면서도 그의 발자취에 놀랐고, 지금도 놀라움이 떠나지 않습니다. 아시아인이 50여년 전부터 서구 미술의 중심에서 혁신적인 생각을 일관되게 밀어붙이며 실천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래요.”

백남준 회고전의 공동기획자 중 한명인 이숙경(사진·49) 테이트모던 시니어 큐레이터는 전시 준비 작업이 실무적인 보존·복원의 문제는 물론, 국가와 지구촌, 세상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준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백남준은 평생 탈국가적이고 전 지구적인 작업들을 자기 삶과 작품으로 다양하게 보여주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나 대가라는 기존의 일반적인 인식을 되풀이하는 것을 피했다”고 했다. 21세기 탈영역주의와 4차 산업혁명 등의 기술혁명이 주된 화두로 떠오른 지금 시점과 시각에서 그가 꿈꾸던 기술과 예술의 미래, 국가 문화의 경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재조명한 것이 전시 구상의 핵심이었다는 말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와 미국에 있는 20여개 기관과 20여 소장자들의 작품들을 추려 출품작과 아카이브 진용을 꾸렸어요. 초창기 백남준 영상 작품들을 꽤 많이 복원했는데 기술적으로, 시각적으로 어떤 상태였는지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존 허프먼 같은 백남준의 조수 출신 큐레이터나 휘트니 미술관 등 각지 미술관 관계자들과 연락하면서 그들이 서로 교류하며 쌓은 관리 노하우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큰 무리 없이 전시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는 2007년 테이트에 입성한 최초의 아시아인 큐레이터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뒤 대학원 재학 중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로 활동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영국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현지 에식스대 박사과정을 마쳤다. 테이트 근무는 2007년 테이트리버풀 기획자로 시작했으며 현재는 테이트미술관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작품 구입 위원회와 아시아리서치센터를 총괄한다. 그는 최초의 아시아인 테이트 기획자, 백남준 회고전 기획 등 한국 출신 미술인으로 자신이 테이트에서 이룬 성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영국 미술관이라기보다 세계 각지의 작가, 기획자, 관객과 교류하고 배우는 세계 최고의 공공적 예술 플랫폼에서 일한다는 데서 매력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국가를 초월해 열려 있고 미래 지향적인 세계 각지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로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런던/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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