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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타인 고통 공감, 5·18공동체 이뤘다…세계사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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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전남대 교수 5·18의 철학적 담론 주제 포럼 강연

"고통 원인 국가폭력에 적극적 투쟁, 서로 주체성 발현"

"한국 민중항쟁사 능선·변곡점 모두 5·18항쟁에 담겼다"

"타인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는 게 5·18 계승이자 사명"

뉴시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열린 '마흔살 5·18의 철학적 담론, 대중적·보편적 의미의 5·18 정신'이라는 주제의 광주정신포럼의 연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5·18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뤘다. 2019.10.16.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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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시민들이 5·18 민중항쟁 기간 '절대 공동체'를 이룬 배경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과 공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중항쟁 역사상 가장 순수하게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연대하며 자신을 초월·희생했고, 이는 5·18 세계사적 의미의 핵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5·18기념재단과 5·18기록관은 16일 광주 동구 기록관에서 '마흔살 5·18의 철학적 담론, 대중적·보편적 의미의 5·18정신'이라는 주제의 광주정신포럼을 열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이날 '자기의 권리와 타인의 고통 사이에서-5·18의 세계사적 의미에 대해'란 주제로 포럼 강연을 하고 "5·18 항쟁 공동체는 이익의 공유를 위해 결속한 단체가 아니었다. 타인의 고통 때문에 열린 공동체"라고 밝혔다.

이어 "고통의 원인은 국가 폭력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참여는 국가 폭력에 대한 적극적 투쟁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나'와 '네'가 더불어 수행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서로 주체적'이다. 서로 주체성이 바로 주먹밥·헌혈 등의 나눔을 통해 일어났다. 폭력이 지배하는 국가가 아니라 사랑이 다스리는 나라의 형성 원리이자 서양적 국가의 이념이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자유의 이념을 제시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5·18 항쟁 공동체의 본질을 이루는 세 가지 계기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 ▲고통을 야기하는 국가폭력에 대한 공동의 적극적 투쟁 ▲같이 싸우기 위해 같이 먹고 사는 것으로 꼽았다.

또 큰 틀에서 한국 민중항쟁사를 ▲무장 항쟁 능선(동학혁명-의병전쟁-무장독립투쟁) ▲비폭력 저항 능선(3·1운동-광주학생독립운동-4·19혁명) ▲자기 폭력의 능선(전태일 열사 등)으로 구분하고, "5·18이 진행되는 과정에 모든 능선이 만났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열린 '마흔살 5·18의 철학적 담론, 대중적·보편적 의미의 5·18 정신'이라는 주제의 광주정신포럼의 연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5·18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뤘다. 2019.10.16.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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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신군부의 헌정 유린에 공분해 평화 시위를 벌이던 비무장 시민들에게 계임군이 총격을 가해 무장항쟁으로 전환됐다.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 열사들이 남아 있던 것은 계엄군과 싸워서 승리하리라는 희망 때문이 아니라, 5·18의 불꽃을 후세에 전해주기 위해 전태일처럼 자신의 생명을 역사의 제단에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의 독보적인 의미는 여러 능선이 만나는 치솟은 봉우리에서 하나의 항쟁 공동체가 기적처럼 열렸다는 데 있다.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어 타인의 고통에 공감, 자신을 초월·희생했다는 게 핵심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은 항쟁 역사 속에서 5·18 때 가장 정화되고 순수한 형태로 최고봉우리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또 "무장 항쟁도 주먹밥도 모두 피 흘리는 이웃을 향해 죽음의 공포를 잊고 달려가는 데서 시작됐다. 자신의 이익·권리가 아니라 언제나 타인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고 사는 게 5·18의 뜻을 이어가는 일이자 우리의 사명이다. 자기의 존재를 지키는 것을 포기했던 분들의 결단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늘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 교수는 ▲5·18이 이후 모든 국내 항쟁의 역사를 만든 점 ▲5·18 기념 확대 ▲5·18 역사에 공감할 수 있는 보편화 작업(철학, 사회과학을 비롯한 학계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 등) ▲민주화 요구로 사회·정치적 격변기를 겪는 나라들과 연대 필요성 등도 강조했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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