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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연수입 1000억원...트럼프와 맞짱 뜨던 르브론이 중국 앞에서 작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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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하나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홍콩 사태 관련 논란에 휘말렸다. 휴스턴 로케츠 데럴 모레이 단장이 홍콩을 지지하는 글을 두고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됐다.

조선일보

현시대 NBA 최고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 중 덩크 장면. /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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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시즌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으로 데뷔한 르브론은 그해 최연소 NBA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클리블랜드와 마이애미 히트 소속 당시에는 NBA 리그에서 3차례 우승한 경험을 지니고 있고 리그 전체 MVP와 올스타 MVP를 각각 4회, 3회 수상하는 등 농구계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앞서 모레이 단장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투쟁. 홍콩과 함께 하겠습니다(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단 한 줄의 짧은 글이었지만 중국의 분노를 불러왔다.

모레이 단장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중국 농구 협회는 해당 구단과의 모든 협업을 중지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거대 IT 기업 텐센트와 구단의 후원사인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등 여러 기업들도 휴스턴 구단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모레이 구단장은 "중국에 있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며 사과했다. NBA도 "해당 글은 NBA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상처를 받은 중국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논란 불식에 나섰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위원을 비롯한 미 정치계는 이러한 태도를 두고 "중국이 가진 돈에 굴복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제임스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매체들에 의하면 제임스는 시범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는 존재하지만, 때론 안 좋은 결과들도 맞이 할 수 있다"와 "모레이 단장은 홍콩 시위 관련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였을 것(uneducated)"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치 얘기는 조심해서 해야한다. NBA 선수들은 홍콩 시위에 관련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이러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비아냥을 낳았다. 몇몇 트위터 유저들은 그의 발언과 함께 돈다발 이모티콘을 올리거나 그를 두고 "겁쟁이(Weak)"라며 비난했다.

사실 이와 같은 행보는 과거 르브론의 모습과는 많이 대조된다. 그는 인종차별, 정치, 기타 여러 사회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자주 낸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내 흑인차별을 고발하는 ‘Taking a Knee’ 운동에도 지지의사를 밝혔고,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온 그가 이번 홍콩 사태 대해서 침묵하는 이유는 ‘돈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2월 포브스에 따르면 르브론 제임스의 한 해 수입은 8870만 달러(약 1052억)으로 5년 연속 NBA 선수 수입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300만 달러(약 628억)는 연봉 및 농구 코트에서의 활동을 제외한 부가 수입들로 알려져 있다. 르브론이 홍콩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도 ‘큰 손’ 중국을 건드리면 수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그가 추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고 하나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홍콩 논란으로 인해 어느 정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정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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