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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학교비정규직, 교육당국과 교섭 타결…파업 계획 철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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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인상 합의…유은혜·조희연 농성장 방문

교육부 "지속적으로 처우개선 노력할 것"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농성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노동조합원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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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류석우 기자 = 공정임금제 실행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이달 초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여온 학교비정규직 노조 측이 교육당국과 잠정합의를 이뤘다. 이번 합의로 이들이 예고했던 17·18일 총파업 계획은 철회됐다. 교육부는 노사정협의체 등을 통해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으로 이뤄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총파업이 임박한 어제(14일) 밤 노사 양측은 막판 쟁점을 좁혀 잠정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들은 "6개월이 넘도록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했고 기본급 동결안, 근속수당 500원 인상, 일부 직종의 임금인상 적용 제외 등 사측이 제시한 참담한 안과 싸워야 했다"며 "그럼에도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현장의 파국을 막고자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학비연대 측과 교육당국이 합의한 내용은 Δ임금인상 미적용 직종의 보충교섭 진행 Δ2019년 근속수당 3만4000원에서 2020년 3만5000원으로 인상 Δ임금협약 유효기간을 8월 말로 지정 등이다.

특히 이날 합의에 따라 영양사와 사서 등 1유형 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2019년 기본급이 186만7150원으로 정해졌다. 교무실무사와 조리종사원 등 2유형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167만2270원을 받는다. 교통비는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4만원 올리되 기본급에 넣기로 했다.

또한 내년 기본급 규모도 합의해 1유형 2020년 기본급은 202만3000원, 2유형은 182만3000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이들은 이 같은 합의가 '큰 틀'의 합의일 뿐, 여전히 세부적인 과제는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피해 대책이 없고 보충교섭을 제한하는 등 독소조항을 담고 있어 향후에도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금자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잠정 합의서에 오늘 사인을 했지만 만족스러운 합의서는 아니다"며 "많은 독소 조항이 있지만 학교 현장과 학부모, 국민들에게 가는 피해를 원치 않아서 한발 물러섰다"고 말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교통비를 무리하게 산입범위에 넣었기 때문에 시간제 비정규직들은 임금 인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새롭게 싸워서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보충교섭이라고 해서 50여개 직종에 대한 교섭을 11월 말까지 해야 한다"며 "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교섭을 하겠지만, 교섭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파업을 불사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학비연대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측이 잠정합의서 독소조항 수정 요구에 귀를 기울여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며 "향후 공정임금 등 관련 논의에 대한 교육당국 약속도 조속히 이행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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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농성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DB)©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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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집단 단식 농성장을 찾아 농성에 참여 중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유 장관과 조 교육감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돗자리 위에 마주 앉아 약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꼭 만들어서 물려주고 싶다"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조 교육감은 "집에서도 부부싸움이 있지 않나. 우리는 다 같은 교육 가족"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 학비연대 측 관계자는 "단식농성 15일 차인데, 지금이라도 손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뜨기 전 단식 농성자들을 일일이 안아주기도 했다.

한편 학비연대 측은 지난 4월부터 교육 당국과 집단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난 7월 교섭이 결렬되면서 역대 최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학비연대 지도부는 10월 초부터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공정임금제 실현을 위해 청와대 앞에서 100인 집단 단식에 돌입해 이날 단식 농성을 공식 해단했다.

교육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사 모두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뜻을 모아 교섭 합의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교섭 결과를 토대로 시도교육청, 노조와 협의해 교육공무직원의 처우를 점진적‧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입장문을 내고 "임금과 수당을 상향평준화해 시도간, 직종별 임금격차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임금수준이 보장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2020년 기본급을 사전 타결해 매년 기본급 인상에 대한 갈등을 미리 해소하고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설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농성장을 찾은 유은혜 부총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공무직 관련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임금체계 개선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jinho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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