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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美, 北에 석탄·섬유 수출금지 유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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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스톡홀름 노딜’ 이후 전망 / 요미우리 ‘美 창조적 제안’ 설명 / “美 정부 ‘제재 완화 언급’은 처음” / 실무협상 ‘밀도 있는 대화’ 나눠 / “11월 중순 전에 협상 재개” 관측

지난 5,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미 실무협상이 끝난 지 2주째로 접어들었다. 중재역을 해온 스웨덴은 이번주 내 대화 재개를 북·미에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협상 마무리 뒤 5분 만에 ‘결렬’을 시사하는 성명을 읽은 것과 달리 실상은 실무협상에 북·미 간 상당 수준의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주는 아니더라도 늦어도 내달 중순 전에는 협상이 재개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4일 한·미·일 협상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석탄, 섬유 수출금지를 일시 유보하는 보상책을 미국이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안이 미 국무부가 실무협상 후 밝힌 ‘창조적 제안’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팀이 처음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 단계에서 제재 일부 완화를 제안한 게 된다. 신문은 미국이 요구한 것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영변 핵시설 완전 폐기와 함께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이른바 ‘영변+α’라고 전했다.

협상 내용 역시 상당 수준 ‘밀도 있는’ 협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대사가 5일 협상 뒤 “미국이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한 것은 과장된 연기라는 얘기다.

세계일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협상 종료 5분 만에 바로 ‘성명서’를 갖고 와 낭독한 점, 사진 촬영 당시 외부로 비친 분위기 등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협상 결렬 선언은 협상 전부터 준비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부를 수 있는 ‘최대치’를 부르고, 미국에 공을 넘긴 뒤 더 많은 것을 받아내는 압박 전술을 구상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여러 논평, 성명 등을 볼 때 북한은 아직 연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이 제안한 것처럼 이번주 중 실무협상이 재개되지 않더라도 내달 초중순까지는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외교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협상 결과를 공유한 뒤 미국은 북한의 요구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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