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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시위대가 성폭행' Vs '경찰 폭행에 사망'…가짜뉴스 판치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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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13일 시위 참가자를 붙잡고 있는 경찰을 향해 소리 치는 홍콩 시민.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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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뉴스속보팀] 홍콩 시위 사태가 19주째를 맞은 가운데 친중국 진영과 시위대 모두 근거 없는 소문과 정보를 양산하며 치열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시위 사태에서 소셜미디어 등이 전통 언론 매체 대신 새로운 뉴스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홍콩 신문 명보 조사에 따르면 시위 사태를 전하는 뉴스 공급원 중 온라인 생중계가 8.12점(10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전통 언론매체의 점수는 6.85점에 그쳐 소셜미디어(6.01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텔레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포럼 ‘LIHKG’ 등이 새로운 뉴스 공급원으로 부상하면서 이들 공간에서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심리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전이 과열 양상을 띠다 보니 친중국 진영과 시위대 모두 근거가 불확실한 정보를 마구 퍼뜨리면서 여론의 지지를 얻으려고 애쓰는 양상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최근 중국 정부와 연루된 계정 수백 개를 삭제하면서 이들 계정이 홍콩 시위의 정당성을 약화하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구글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홍콩 교육부 장관을 지낸 친중파 패니 로는 ‘시위대 위안부’ 설을 제기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시위대에게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16세 소녀의 인터뷰 동영상을 게재했지만, 이 소녀가 쓴 어휘가 홍콩 사람들이 쓰는 광둥화가 아니라는 반박이 나왔다.

시위대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소문을 퍼뜨리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린스에드워드역에서 시위대가 사망했다는 소문이다. 8월 31일 경찰이 프린스에드워드역에서 시위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고 그뒤 시위대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홍콩 정부와 경찰 등이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설을 부인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홍콩대학의 마사토 카지모토 교수는 ‘“사실과 정확한 정보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며, 감정에 호소할 때만 그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가짜 뉴스’는 현상에 불과할 뿐이며, 문제의 진정한 원인이 아니다”면서 “(정치적) 양극화라는 문제의 진정한 원인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가짜 뉴스는 계속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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