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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진단] 美·EU 무역분쟁 재점화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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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끝났다. 중국은 400억~5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데 동의했고, 미국은 15일에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진행할 예정이던 2500억달러 규모 관세율 인상 조치를 유예했다. 미·중 무역전쟁 종결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환호할 정도로 '스몰딜'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파국을 막기 위한 '휴전'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장이 환호했던 환율에 대한 논의와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규제 유예 조치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12월 15일 대중국 관세 부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엇보다도 협상 결과라고 할 수 있는 합의문도 없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기대를 반영했다. 오히려 이번 무역협상 전까지 격해졌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경제지표가 부진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유럽연합(EU)이다. 미국과 EU 간 무역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시작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이었다. WTO는 15년 만에 EU가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WTO는 미국에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대EU 관세 부과를 허용했다.

미국은 지난 3일 곧바로 EU에서 수입하는 항공기에 10%, 농산물과 공산품을 포함한 다른 제품에는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발효 시점은 10월 18일이다. 미국이 WTO 결정이라는 좋은 명분과 핑곗거리를 만난 상황임을 감안하면 실행 가능성이 높다.

이 국면에서 독일 경기 불확실성 증폭, 경기침체 가시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독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39%에 달하고, 자동차산업 비중은 14%이기 때문이다. 2019년 현재 독일 GDP 성장률 전망은 0.5%에 불과하다.

유로존 GDP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독일의 경기침체 우려는 유럽 전반의 경기 불확실성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현재 유로존 GDP 성장률 전망을 보면 2020년 턴어라운드 기대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유로존의 2019년, 2020년 0%대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한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미·EU 무역분쟁이 격해진다는 점은 글로벌 펀더멘털에 압박의 무게감을 높인다. 이것은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 이후 미·EU 무역분쟁을 최대 불확실성 변수로 판단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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