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14일 나카지마 다케시(中島岳志) 도쿄공업대학 교수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일본 정치사상사와 남아시아 지역 연구를 전공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 정치 관련 서적을 다수 저술한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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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로는 "1982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총리가 야스쿠니(靖国)신사를 공식 참배하고, 각료들의 한일 병합 관련 실언이 있었고,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일어나는 등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이 정치 문제화됐던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세 번째 이유로는 "1987년 한국의 민주화가 있다"며 "억눌려있던 인권문제가 분출됐고, 한겨레 신문같은 진보계 미디어가 생겨나 위안부 고발의 무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 3가지 이유가 결합해도 강한 '혐한'은 되지 않았다"며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국력이 강해진 반면 세계 무대에서 일본의 상대적 지위가 떨어졌다"며 이같은 변화가 근저에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자세도 국력 확대를 통해 '일본에게 할 말은 한다'고 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의 보수 중에서도 나이많은 세대들은 이런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아시아에서 일본은 1위, 세계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주변국인 한국이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모습은 일부 일본인에게 자신감 상실과 더불어 맘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고 했다.
이 같은 경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9월 14~15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싫다"는 응답은 일본의 18~29세에선 13%에 불과했지만, 50대에서는 30% 이상, 70대 이상 고령 층에서는 41%로 나타났다.
나카지마 교수는 "과거 한국을 내려다봤던 세대에서 그런 경향이 있다"며 "그 세대가 시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지금 일본의 내셔널리즘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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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교수는 "역사 검토위원회가 현재의 아베 총리나 주변의 움직임이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전의 자민당 우파나 보수논단에서는 혐한같은 강한 형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사상은 인간은 불완전하고 인간의 이성은 틀리기 쉽다고 생각하기에, 자신과 다른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고 합의를 형성할 수 있다"며 "논의하려 하지 않는 것,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 다른 의견을 포용하지 않는 것은 보수정치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정치인이야 말로 한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들이 옳고 한국은 이상하다는 것 계속 말하겠다'는 건 보수로 보이지 않는다"고 아베 내각의 태도를 비판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한일 간에 다양한 타개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그 예시로 "문재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로 교황과 교류가 있는데 11월엔 교황이 일본에 방문한다"며 "교착 상태일 때야 말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쉽기 때문에 다원적인 채널을 사용할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계의 모습에 대해서는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전제가 결여되어있는 것 같다"며 "서로 합의를 형성하려는 의사를 잃으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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