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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삼성SDI, 2000억 들여 ESS 화재 차단 '특수 소화시스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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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안전성 강화대책 발표 "삼성SDI 배터리가 화재 원인은 아냐"

세계일보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는 등 안전성 강화대책을 14일 발표했다.

삼성SDI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화재 복구비용의 10배 규모인 2000억원을 들여 국내의 모든 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ESS 시스템 내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로, 삼성 SDI가 최근 개발했다.

삼성SDI는 이달 초부터 신규 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해 출시하기로 했다.

이미 설치·운영 중인 국내 1000여개 ESS에는 삼성SDI가 비용을 부담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삼성SDI가 부담하게 될 금액은 1500억∼20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려 분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특수 시스템을 적용한 신규 ESS의 단가는 기존보다 3∼4% 인상될 예정이다.

삼성 SDI가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회사 핵심 기술을 적용한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됐다. 특정 셀이 발화해도 바로 소화하고 인근 셀로 확산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허은기 시스템 개발팀장(전무)은 “내부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 발화 상태가 되면 특수 약품이 자동으로 분사돼 초기 불꽃을 1차적으로 끈다”며 “불꽃이 제어된 상태에서도 셀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고열이 인접 셀로 확산하는 것도 방지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지난 2017년 8월부터 1년9개월간 ESS 설비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3건으로 이 중 9건의 배터리 제조사가 삼성SDI다. 지난 6월 정부 발표 이후 발생한 추가 화재 3건 중 1건(8월말 평창)도 삼성SDI 배터리였다.

정부는 ESS 화재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및 운영 환경 관리 미흡 등 복합적 원인을 지목했다.

이에 삼성SDI는 화재 원인이 자사 배터리 결함은 아니라면서도,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국내 ESS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실제보다 엄격한 환경을 조성해 실시한 실험 결과,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은 제품은 이상상태가 발생한 셀과 주변 셀의 온도가 섭씨 500도까지 올라갔다. 반면 특수 소화시스템 처리를 한 제품은 고열을 밖으로 발사시키면서 온도가 150도로 제어됐다.

고열 상태가 전이되지 않고 서서히 식으면서 수십분 안에 정상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 특수 소화시스템은 미국 국제 인증 기관인 UL의 최근 강화된 테스트 기준을 만족했다고도 삼성SDI 측은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 1년간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안전성 대책 관련 비용을 전부 자체 부담해 이달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대책 외에 돌발 요인으로 시스템 내에 발화 현상이 발생해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한 것.

임영호 중대형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작년 5월 이후 1년여간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기존 조치들로 앞서 겪었던 화재와 같은 유형의 화재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장과 사회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고강도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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