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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르포] 명품 홍삼의 산실, 정관장 공주 인삼밭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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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우성면서 수확한 인삼, 부여군 규암면 고려인삼창서 정관장 홍삼으로 탄생
재배서 판매까지 8년…땅 선정부터 종삼 고르기까지 손·시간·정성 투입해도 성공률 낮아

[공주(충남)=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매년 9월에서 11월 사이는 인삼이 수확되는 시기다.피로개선, 면역력 강화 등 익히 알려진 홍삼의 효능을 담당하는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이 가장 풍부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KGC인삼공사의 도움을 받아 홍삼 재배농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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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우성면 인삼밭. 사진|양미정 기자


다행히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충남 공주시 우성면의 날씨는 ‘맑음’이었다. 인삼밭은 6년근 인삼 수확에 분주한 농민들로 인해 생기가 가득했다. 농민들은 인삼을 캐고 흙을 털고 줄기를 다듬은 뒤 크기별로 박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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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을 들고 있는 기자의 모습.


‘뚱뚱하고 키가 큰’ 인삼을 보며 감탄한 기자에게 농민 김대우씨가 허허 웃었다. 김씨는 “그건 좋은 상품이 아니예요. 우리가 날씬한 근육질 체형을 선호하듯 인삼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며 “인(人)삼은 사람처럼 머리(뇌두), 몸통(동체), 다리(지근)이 고르게 발달했는데 뿌리가 연한 황색을 띠는 인삼만이 상품가치를 인정받습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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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세상에 나온 인삼들의 모습. 사진|양미정 기자


상품성이 뛰어난 인삼을 수확해야 수익이 큰 법. 국내 1위 홍삼식품 ‘정관장’을 판매하는 KGC인삼공사는 ‘계약재배(토양 선정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 직접 관리)방식’을 통해 농가로부터 양질의 인삼을 공급받고 있었다.

인삼밭 소유주 이상선씨는 “6년근 인삼을 수확하기까지 소요되는 8년(2년간 재배 준비기간이 필요함) 동안 7번의 시료검사·토양분석을 실시하는데 농약 성분이 발견되거나 통과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전량 폐기한다”며 “시료 채취를 해간 자리에는 이렇게 노란색 표시목을 꽂아 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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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 채취 후 꽂혀 있는 노란색 표시목. 사진|양미정 기자


그는 인삼밭 농사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씨는 “인삼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작년엔 폭염으로, 올해엔 태풍으로 피해를 적잖게 입었다”며 “8년에 걸쳐 수확하는 동안 크고 작은 풍파가 있지만 이렇게 상품성 있는 인삼을 수확하면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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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인삼을 들고 있는 농민의 모습. 사진|양미정 기자


이어 “이전에는 여타 농작물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높은(한 뿌리에 최대 10만원) 인삼을 서리하는 경우도 있어 속앓이를 했다”며 “다행히 현재는 인삼공사의 지원과 도움으로 CCTV를 설치한 뒤 절도범의 출현이 급격히 낮아져 농사지을 맛이 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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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규암면 한국인삼공사 고려인삼창. 사진|양미정 기자


이렇게 8년 만에 세상에 나온 인삼은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한국인삼공사 고려인삼창으로 이동한다. 기자는 18만㎡(5만6000평) 부지, 8만㎡(2만2000평) 규모의 고려인삼창으로 자리를 옮겨 120년 전통의 홍삼제조기법을 살폈다.

고려인삼창에서는 의약품 수준의 철저한 검사와 품질관리를 시행한다. 토양에서부터 인삼, 그리고 제품에 이르기까지 7단계에 걸쳐 293가지의 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정관장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기자는 마치 병원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처럼 모자와 덧신, 가운을 입은 뒤 손을 깨끗하게 씻고나서야 에어샤워 후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공장에는 이제 갓 들어온 ‘신참’ 수삼(말리지 않은 인삼)과 제품 출고를 앞둔 ‘고참’ 홍삼이 공존했다. 신참 수삼은 ‘세삼장’에서 샤워를 마친 뒤 크기별로 분류돼 ‘증삼기’로 향한다. 낮은 온도에서 3시간 가량 찜질하면서 사포닌 등 유효성분이 극대화된 인삼은 불그스름한 홍삼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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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조 작업을 수행 중인 고려인삼창 직원들의 모습. 제공|KGC인삼공사


이후 상품가치가 높은 홍삼은 공장 옥상으로 옮겨져 장시간에 걸쳐 자연건조되며, 비교적 아래 등급의 홍삼은 건조기로 이동해 단시간에 급속건조된다. 그리고 수분함유량 13%에 이른 홍삼을 대상으로 수작업 선별을 통해 한 번 더 등급분류가 이뤄진다.

홍삼은 정형(삼을 머리·몸통·다리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대개 천삼(1등급), 지삼(2등급), 양삼(3등급)으로 나눠진다. 1년에 0.5%만 수확되는 천삼의 경우 조폐공사에서 만든 위조방지용 한지에 한번, 고급 나무상자에 또 한 번, 유통기간을 늘려줄 캔에 또 한 번 포장되면 무려 가격이 620만원에 이르는 고가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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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방지용 한지에 홍삼을 포장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제공|KGC인삼공사


한편 홍삼액의 경우 자동화 공정을 거치는데, 사람의 손길이 직접 닿지는 않지만 추출, 원심분리, 농축,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보름의 시간이 소요된다. 240g 홍삼농축액 한 병에 사용되는 인삼은 무려 40뿌리. 입소문을 타고 하루 평균 5000여 병이 판매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홍삼의 세계화를 위해 홍삼 연구개발(R&D)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며 “홍삼 기업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작물보호제, 중금속, 미생물, 무기성분 분석 등 5개 분야 196개 항목의 분석 능력에 대해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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