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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외계 행성’은 어떻게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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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이 별 공전할 때 생긴 미세 움직임 포착 - 투해머 원리 닮은 ‘도플러 효과’ 원리

행성이 별 앞 지날 때 별빛 밝기 여부로 감지 - 일식 원리 응용한 ‘통과 관측법’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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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예년보다 대중적인 소재의 연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동 수상자 3명 가운데 2명의 연구 핵심이 인류 최초로 외계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첫 외계 행성 발견 시점이 지금부터 겨우 20년이 조금 넘은 1995년이라는 점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들어 근대 천문학에 시동을 건 것이 1600년대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외계 행성 연구는 한참 뒤에나 시작된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태양계를 벗어난 행성은 쉽게 관측되질 않기 때문이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주변 별에서 나온 빛을 반사해 빛나므로 지구에서 성능 좋은 망원경을 꺼내 밤하늘에 들이댄다 해도 만나기가 어렵다. 맞은편에서 상향등을 켜고 주행하는 자동차 옆을 지나면서 눈앞을 나는 반딧불이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외계 행성은 어떻게 찾아낼까. 우선 하나는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원리는 올림픽 종목 가운데 하나인 해머를 던지는 상황과 비슷하다. 투해머 선수는 줄로 연결한 해머보다 훨씬 무거운 몸무게를 지니지만, 해머를 던지기 위해 몸을 원형으로 회전시키면 제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해머의 무게가 원심력과 어울려 투해머 선수를 흔들기 때문이다.

별과 행성 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행성의 중력이 별 주변을 공전하면서 미세하지만 별을 흔든다. 이때 별에서 날아오는 빛을 분광기로 나눠보면 지구의 관측자에게서 약간 멀어졌을 때와 가까워졌을 때 서로 다른 무지개 형상이 잡힌다. 이 차이점을 따져 행성의 유무와 위치, 덩치 등을 판단하게 된다.

최근에는 또 다른 방법도 각광받고 있다. ‘통과 관측법(transit method)’이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미세하게 별빛이 어두워지는 상황을 감지하는 것이다.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이는 일식과 비슷한 현상이 우주 공간에서 아주 작은 규모로 일어나는 순간을 잡아내는 방법이다.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이런 방법으로 행성 사냥에 나섰다. 올해 기준으로 4000개 넘는 외계 행성을 발견한 성과 대부분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해낸 것이라는 점은 통과 관측법의 효율성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해 발사된 테스(TESS) 우주망원경도 같은 방식의 관측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케플러 망원경보다 최신 장비를 탑재했다. 케플러는 우주의 0.25%를 관찰할 수 있었지만, 테스는 85%를 볼 수 있다. 시야가 확 넓어졌다.

테스를 발사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외계 행성 2만개를 테스가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테스는 지구보다 작고 화성보다 약간 큰 행성(‘L98-59b’)을 잡아냈다. 이 행성은 남반구에서 관찰되는 별자리 ‘날치자리’ 주변에 보이며, 지구에서 약 35광년 거리에 있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소속 과학자인 베슬린 코스타프 연구원은 “테스가 미래에 흥미로운 연구를 하기 위한 잠재력이 있다”며 “과학적으로 대단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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