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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은퇴 이후 공허함과 무료함 살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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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아버지가 온라인 도박을 하는 데 본인은 게임이래요”

한겨레

Q. 40대 주부입니다. 명절에 부모님을 뵈었는데 집 안에서 스마트폰 게임만 하고 화를 잘 내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매일 온라인 도박을 하고 돈도 잃었습니다. 아버지를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퇴직 이후 여가로 즐기며 용돈도 벌 수 있는데 말리는 가족이 못마땅하십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는 것은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데요?

A. 모바일 게임은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은퇴 후 무료함과 적적함을 느끼는 어르신들에게 좋은 여가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모바일 게임 중에는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종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도박에 접근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짧은 시간동안 베팅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불법 게임들도 있습니다. 불법 온라인 도박의 확률적 속성은 사람들이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많은 금액을 취득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게 합니다. 즉각적인 금전적 보상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중독적 사용을 유발합니다. 예기치 않게 금전적 보상을 얻게 되었을 때의 느낌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반복 베팅을 하거나, 한 번에 무리하게 큰 금액을 거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버님은 은퇴 이후 자신의 이전 모습과 주변과의 관계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퇴직 후의 긴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연한 불안감을 경험하고 계실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 정서와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도박 같은 강한 자극에 더 쉽게 빠질 수 있습니다. 혹은 은퇴 전에 가족과 회사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해야했던 분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소액의 금전적 손해는 괜찮고, 자신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박은 이러한 통제 환상으로 인해 유지되고, 이용자의 통제의지를 벗어나 강렬한 충동이 점차 강화되고 결국에는 도박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불법 온라인 도박은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시작했다면 단번에 그만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박 중독 등 다양한 과의존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아버님께서 퇴직 후에 적적하고 공허한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 또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있으신지 충분히 들어주고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도박으로 인한 피해사실을 알았을 경우에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아버님의 입장을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할 경우 스마트쉼센터 또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같은 전문기관의 상담을 권합니다.

정부만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포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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