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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톡톡TALK]현대차 엔진 결함, 평생보증 약속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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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현대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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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가 7억7,500만달러(약 9200억원)를 들여 한국과 북미에서 결함 논란에 휩싸인 ‘세타2 GDi 엔진’ 장착 차량 469만대의 엔진에 대한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합니다. 국내와 북미의 보증 프로그램 내용도 ‘차별 없이’ 제공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주장입니다. 이로써 4년 넘게 이어져온 세타2 엔진 논란은 일단락될 것 같았지만, 여전히 ‘잡음’이 들려옵니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을 대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수리와 보상 등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대상 차량은 2010∼2019년형 현대차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벨로스터N, 기아차 K5, K7, 쏘렌토, 스포티지 등 총 52만대입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세타2 엔진 집단소송 고객들에게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보상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10일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화해보상금은 약 460억원으로 알려졌죠. 미국에서 대상 차량은 2011∼2019년형 세타2 엔진 탑재 차량들로 현대차 230만대, 기아차가 187만대 등 총 417만대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리콜에 관해서는 국내와 북미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현대차는 2015년 9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2011~2012년 생산) 47만대를 리콜했고, 2017년 4월에는 2011~2014년에 생산된 현대차 57만2,000대, 기아차 61만8,160대 등 총 119만160대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같은 해 캐나다에서도 동일한 이유로 11만여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그랜저, 쏘나타, K7, K5,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만 2017년 리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리콜 받은 2014년 모델의 경우 국내 리콜은 받지 못한 것이죠. 현대차 측은 문제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와 북미 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해당 리콜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청정도 관리 문제로 발생한 사안이었고, 국내 공장에서는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엔진은 자동차의 가장 비싼 부품이라 통상 보증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천문학적 액수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평생보증은 자동차 산업사에서 흔치 않은 ‘통 큰’ 결단이죠. 하지만 일부 차량의 리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소비자들이 ‘차별’로 느끼게 만든 탓에 결단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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