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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연천 돼지 전체 살처분에 농가들 반발···"멧돼지부터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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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소매가는 100g당 1930원으로 전날보다 75원 내리면서 사흘 연속 하락했다.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소매가가 1000원대로 하락한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병하기 전이었던 지난달 4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의 한 식품 매장의 육류코너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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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지역에서 잇따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김포ㆍ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농장 사육 돼지에 대한 수매ㆍ살처분이 추진되자 양돈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돼지 사육 농가를 대표하는 대한한돈협회는 “파주ㆍ김포에 이어 연천에 대해서도 돼지 전(全) 두수에 대해 도살처분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13일 밝혔다. 한돈협회는 앞서 지난 10일엔 야생멧돼지 대책에 미온적인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돈협회는 “지난달 17일과 이달 9일 발생한 두 농장은 임진강변에서도 떨어져 있고 서로 거리가 멀어(26km) 아무런 역학적 관계도 없다”며 “유일하게 의심되는 부분은 야생 멧돼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신서면 인근 휴전선 철책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한돈협회는 “연천군 전 지역 살처분이라는 특단의 조치는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그 시효가 끝났다”며 “국가 방역의 기본 틀은 유지돼야 하지만, 감염 주요 원인인 멧돼지보다는 집돼지 살처분이라는 정책은 정부 방역의 기본을 벗어난 것으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부는 고유 업무인 생물 다양성과 보호를 빌미로 야생멧돼지 관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관리 업무를 수의방역 업무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돈업계는 올 초부터 야생 멧돼지 포획 등 선제적 관리를 주장해왔다. 지난 5월 북한 ASF 발병 사례가 보고되면서 이들이 남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매뉴얼을 제시하고 ^잔반 급여금지 ^멧돼지 선제적 개체 수 조절 ^불법 축산물 운반 과태료 상향 등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해왔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환경부의 여러 기관 추산에 따르면 전국엔 야생멧돼지 30만~40만 마리가 서식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특정 산악지대에 야생멧돼지 서식 밀도는 1㎢당 5.2두가 서식하고 있다. 한돈협회는 이 수를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ASF 발병에 따라 요동치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하락 추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국 평균 1kg당 5665원이었던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하락을 거듭해 11일 기준 3261원까지 떨어졌다. 경매가 하락에 따라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 가격도 100g당 2000원 선이 무너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1일 기준 삼겹살 평균 소매가는 100g당 1930원으로 ASF 발병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유통업계는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돼지고기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ASF 확산을 우려한 돼지 사육 농가가 출하를 서두르면서 경매 물량이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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