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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86>'공짜 전략' 경쟁사와 마주칠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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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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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 생활 중에 가장 자주 활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중에 '공짜'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공짜 전략이란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사용해 보고 난 뒤에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료인 경우를 말한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직접적으로 지불을 하지 않는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가 많다는 의미다. 인터넷 검색서비스, 이메일서비스, 내비게이션 서비스, 택시콜 서비스, SNS 서비스 등 없어서는 안 될 많은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무료 전략은 영세한 기업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기업인 구글 역시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료이다. 구글은 이러한 무료 전략을 통해 설립 10년 만에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료전략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무조건 손해만 감수하는 것은 아니다. 무료전략을 선택함으로써 기업 내부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유발되는 면도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경쟁사의 제품 내지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을 보유해야 하고, 가격 전략이 변경되면, 포장지와 메뉴판 구성을 변경하기 위해 비용을 지출한다. 또한 가격 내지 판매방식을 변경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투여된다. 하지만 무료로 제품을 전달할 경우 앞서 열거한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도 남은 고민은 이용할지 말지 여부만 남았다. 그리고 많은 소비자들이 '어차피 무료인데 한 번 이용해 보지'라는 심리에 결국 해당 제품의 고객이 되고 만다. 많은 기업들은 바로 이점을 노리는 것이다. 공짜로 제품을 뿌리면 가장 손쉽게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료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본 고객들 중 일부는 주변 사람에게 해당 제품의 유용함을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무료로 판매되는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는 무료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로부터 해당 제품 내지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무료 서비스를 구현하는 사업모델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업으로는 네이버와 구글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나 구글은 무료 서비스를 통해 많은 고객을 자사 사이트에 모으는 데 성공한다. 필요한 자금은 광고주로부터 조달한다.

이러한 시장 구조를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양면시장 형태로 무료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산업군으로는 부동산거래, 미디어, 채용 서비스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 100대 기업 중 60개 기업이 이러한 양면시장을 활용한 무료 상품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유경제 개념이 활용되면서 '무료' 전략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에어비엔비, 우버 등은 호텔숙박업과 운수업을 수행하기 위해 대규모 숙박시설과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시설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재화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무료로 판매했을 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편리함과 여러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여 사업 초기부터 무료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하나둘씩 결실을 이루면 우리는 점차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유료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전제로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창업자들은 머지않아 관련 분야에서 무료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경쟁자로 마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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