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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라임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물린 가입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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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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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에 따른 환매 중단이 펀드의 지급 불능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가입자가 원할 때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 상환이 지연되면 원금 손실 여부를 떠나 가입자들의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 30여곳이 이번에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를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환매 중단 대상 펀드는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한 모펀드 ‘플루토 FI D-1호’와 메자닌을 편입한 모펀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들로 설정액은 6200억원 규모다. 이 중 2000억원 정도가 우리은행에서 팔렸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약 1700억원, 대신증권이 약 670억원어치를 각각 판매했다.

사모펀드는 공시 의무가 없어 투자자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 각 판매사도 펀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이어서 환매 중단 펀드 가입자는 최대 수천명에 이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평균 가입액이 1인당 2억∼3억원, 가입자는 2000∼3000여명 수준이라는 추정치가 돌고 있다.

이번 환매 중단 결정 이후 판매사들은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통해 펀드 가입자에게 개별적으로 환매 연기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 주로 편입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자산과 사모채권은 발행 회사에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환매 대응을 위해 유동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산을 저가 매각하면 오히려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라임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운용사 측은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합리적인 가격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는 데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입자들이 돈을 돌려받더라도 그 시기는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CB와 BW는 주식으로 가치가 반영되는데 최근 장이 좋지 않아 중간에 매도해 현금화하기에 그다지 유리한 조건이 아니어서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환매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채권 속성상 만기까지 가서 원금과 이자를 받으면 늦지만 돌려받을 수는 있어 지급 불능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운용사 측이 현금화 압박에 자산을 싸게 팔면 돈을 적게 돌려 받는 등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금투협 통계에 따르면 이번 환매 중단 대상 펀드를 포함해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전체 설정 잔액은 올해 8월 말 기준 5조3713억원이다. 판매사별 설정 잔액을 보면 대신증권이 9801억원(18.25%)으로 가장 많다. 그 외 우리은행 8809억원(16.40%), 신한은행 4926억원(9.17%), 신한금융투자 4295억원(8.00%), 키움증권 3973억원(7.40%), 한국투자증권 3942억원(7.34%)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은 라임자산운용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환매 중단 사태 전인 7월부터 수익률 돌려막기 등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판매를 중단됐다는 게 금융사들의 입장이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운용자산은 올해 상반기에 가파르게 늘며 7월 말 6조41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운용사를 둘러싼 잇단 논란에 내리막길을 걸어 이달 10일 기준으로 4조8071원으로 줄었다. 라임자산운용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조사와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게 돼 제동이 걸린 상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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