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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사설] 北 SLBM 위협 막을 핵잠수함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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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10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북한과 주변국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억제 전력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2일 북극성 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해 한반도 주변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군이 핵추진잠수함의 필요성을 공식 거론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북한의 SLBM은 지상 미사일보다 생존성과 기밀성이 뛰어난 위력적 무기다. 북한이 조만간 진수할 3000t급 신형 잠수함에 SLBM이 탑재될 경우 괌,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 SLBM이 한국 미사일 방어망의 사각지대인 동해 쪽에서 날아오게 되면 우리 안보에도 치명적이다.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핵잠수함은 이런 북한의 SLBM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이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수시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디젤잠수함과 달리 한 번 핵연료를 주입하면 3개월 이상 바닷속에서 작전을 펼 수 있어 SLBM 탐지와 추적, 격멸에 유용하다. 핵잠수함 건조 계획이 본격화하면 우수한 원자력 기술 덕분에 7년 내 3000t급 핵잠수함 개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의가 관건이다.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는데 '평화적 이용'으로 제한돼 있다. 2003년 군이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다 중단한 것도 미국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동맹국에 천문학적인 안보 비용을 청구하는 마당에 우리가 자비로 핵잠수함을 만들겠다는데 미국이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 더구나 미·북 협상 결렬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SLBM 도발에 대비하려면 핵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미국을 적극 설득하고, 나아가 우리가 자율적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원자력협정도 재개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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