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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SPC삼립, 대리점주 눈물로 올라선 시장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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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묵은 빵 밀어내기·낮은 반품률 논란

아주경제


[데일리동방] 국내 대표적인 제빵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삼립의 '밀어내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SPC삼립 매출채권은 1954억원이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이다. 즉 물건은 팔았으나 아직 받지 못한 돈을 받을 권리로 자산 항목에 들어간다. 그중에서도 유동자산 항목에 해당하며 많으면 많을수록 자산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SPC삼립 전체 자산(8077억원)은 매출채권이 24%, 재고자산이 15%를 구성하고 있다. 반면 같은 유동자산 항목에 해당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3억원으로 매우 적은 수준이다.

문제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1396억원이던 매출채권은 올해 6월말 현재 1954억원으로, 재고자산은 765억원에서 1279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매출채권 증가는 물건은 팔았지만 수금을 못 했다는 의미다. 또한 이에 따른 대손발생 위험이 증가해 수익감소 원인이 된다. 재고자산 증가는 만든 물건을 아직 팔지 못했다는 뜻이다.

SPC삼립은 매출채권 회전율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15년 9.8배인 회전율은 지난해 11.4배까지 늘어났다. 가맹점이 SPC삼립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으로 현금유출이 빨라졌다는 의미도 가진다. 기간으로 따지면 37일에서 32일로 5일이나 앞당겨졌다.

이 때문에 SPC삼립이 쌓이는 재고를 가맹점에 밀어내고 매출채권을 통해 자산을 쌓는 ‘밀어내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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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린데이터광장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 등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제과점의 전체 53.7%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제과 업황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 매출채권을 가진 SPC삼립이 가맹점주에게 돈 받을 권리를 주장하고 가맹점주는 짧아진 대금지급 주기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SPC삼립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악화되고 있다. 매출 상승폭을 상회하는 매출원가 상승률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번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상 외형만 그럴싸하다. 또한 밀어내기 갑질 논란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PC삼립의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930억원, 117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상반기는 전년대비 감익 시현했으나 3분기부터 손익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심 연구원은 "본업인 제빵은 신제품 판매 호조와 일부 제품 판가 인상에 기인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며 "식품도 전년동기대비 6.0%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삼립GFS 매출액은 프랜차이즈 식자재 수주 확대에 기인해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8.0%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계열사 흡수합병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전년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SPC삼립의 영업이익은 5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7%대다. 올해 6월 말 기준 상반기 누적영업이익은 262억원이다.

심 연구원은 외형확대에 대한 언급은 많았으나 정작 현금창출력, 현금흐름 개선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A씨는 “SPC삼립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묵은 빵 밀어내기나 2%대 낮은 반품률 등 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불황에 갑질로 인한 손실까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에그팜과 그릭슈바인 인수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이라며 "밀어내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견다희 기자 k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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