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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절판된 책도 살려낸 북튜버에게 비결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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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책 소개하는 `북튜버` 김새해 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작가 김새해의 사랑 한 스푼`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작가 김새해의 사랑 한 스푼` 캡처]


유튜브를 통해 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원하는 시간이나 장소에서 책을 듣거나 본다. 책으로 소통하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북(Book)'과 '유튜버(Youtuber)'를 합성한 '북튜버(Booktuber)'도 등장했다. 유튜브를 활용해 책을 소개하는 사람이다. 김새해 작가는 지난 2015년 일찌감치 북튜버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가 운영하는 '작가 김새해의 사랑 한 스푼' 채널은 현재 구독자 17만 3000명, 누적 시청 시간 5억 7000만분, 누적 뷰 4000만뷰, 누적 영상 1030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작가를 만나 '책'과 '유튜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일 김 작가와 유뷰브 라이브방송을 함께한 내용과 사전 인터뷰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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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기자(왼쪽)와 김새해 작가(오른쪽)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작가 김새해의 사랑 한 스푼` 캡처]


▶ 북튜버를 시작한 계기는.

- 2014년 5월 출간한 책 '내가 상상하면 꿈이 현실이 된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며 강연이나 상담 요청이 점차 늘었다. 하지만 당시 아이도 어렸고, 신장 투병 직후라 건강이 좋지 않았다. 사람들이 겪는 고민에 대한 답을 책을 통해 나누고 싶었다. 제가 했던 고생을 다른 사람들은 피해갔으면 했다. 고민 끝에 방법을 찾은 것이 유튜브였다.(김 작가와 유뷰브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새청자들이 찾아와 김새해 작가를 반겼다. 새청자는 김 작가 채널 구독자 애칭이다. 짧은 시간 동안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작가님" 같은 댓글들이 채팅창을 꽉 채웠다.)

▶ 유튜브에 도전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 시작 당시 유튜버가 많지 않았다. 특히 북튜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었다. 유튜버 교육도 활성화되지 않아 MCN 대표들의 강의, 다른 분야 크리에이터들이 진행하는 강의를 들으며 힌트를 얻었다. 장비 구매와 활용법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아이가 잠든 시간을 이용해 혼자 촬영을 하고 밤새 편집했다. 카메라를 제대로 바라보고 자연스레 이야기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다.

▶ 채널 영상의 90% 이상이 책 관련 콘텐츠다. 즐겨 소개하는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책, '치유'와 '부'에 관한 자기계발 서적을 주로 다루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1~2년 동안은 치유에 관해 다뤘다. 당시 구독자들은 돈과 관련해 고민을 토로하는 글을 많이 올렸다. 유튜브는 시청자가 만들어가는 방송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야기, 돈을 지키는 태도 같은 콘텐츠를 구독자들의 고민에 맞춰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 영상에서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게 느껴진다. 책과의 인연을 소개해달라.

- 형편이 어려워져 14년간 24개국을 오가며 화가, 사진작가, 칼럼니스트, 작가 등 약 30개의 직업을 전전하며 가난한 삶을 살았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었으나 시간, 돈, 체력도 없던 때였다.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때 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 독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외국에 거주했기때문에 한국 책이 너무 귀해 일단 주문한 책을 받으면 외울 정도로 읽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에 담긴 내용대로 살려고 안간힘을 썼다.

▶ 북튜버 중에 구독자 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비결이 있다면.

- 3년 정도 수입이 아예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시작했다. 수입이 생긴 후에도 책 구매와 교육 등 대부분 콘텐츠에 재투자했다. 아이 넷을 기르면서 주 3~7회 업로드를 꾸준히 했다. 구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만들 생각에 새벽 3시에 일어나 공부할 때도 많았다. 꾸준함과 진정성을 알아봐 준 것 같다. (유튜브 채널 '작가 김새해의 사랑 한 스푼'의 인기 비결은 최근 유튜버의 일반적인 성공방식과 사뭇 다르다. 요즘 소위 잘나간다는 유튜버들의 영상은 10분 내외로 짧거나 빠른 컷 전환 편집이 대세다. 반면 김 작가의 영상은 편집이 적고, 긴 영상일수록 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편이다. 영상에서 김 작가의 존재감은 절대적. 단순한 편집이 오히려 김 작가의 진정성을 부각한다.)

▶ '유튜버가 책을 소개하면 베스트셀러가 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유튜브의 파급력을 체감하는가.

- 한동안 서점에 가면 제 유튜브에서 소개한 책들이 전부 판매대에 놓여있었다고 들었다. 방송에 소개된 책들은 출판사에서 놀랄 정도로 판매가 되기도 했다. 또 잊혀지고 절판됐던 좋은 책이 재출간되었을 때 기뻤다. 팀 페리스 작가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는 소개 후 중고 가격이 20만원까지 오르다 결국 재판됐다, 루이스 헤이 여사의 많은 책도 소개했는데 그 중 '삶의 기적이 필요할 때'도 재출판됐다.

▶ 북튜버를 하면서 보람을 느낄 일이 많을 것 같다.

- 정말 많다. 영상을 보며 삶에 작은 기적이 생겼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건강을 회복하고 꿈꾸던 결혼이나 임신, 취업을 했다는 이야기, 평생 용서할 수 없었던 이들을 용서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어 치유를 경험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유튜브가 이렇게 유익한 줄 몰랐다며 사람 살리는 방송, '기적공장장'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구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해외아동교육에 1800건 이상 후원하고,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좋은 일을 하고 있어 정말 감사했다.

실시간 채팅창에 "책 한 권 때문에 인생이 바뀔 줄 몰랐다", "책 속에서 답을 찾는 과정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김 작가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상호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소통은 유튜브에서 그치지 않았다. 유튜브를 통해 직접 만나고 싶다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며 김 작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여는 등 새청자와 만남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작가는 2016년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대한민국 청년 여성 대표 멘토 2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전달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면.

- 삶의 변화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제 영상들이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껏 4년간 사랑 한 스푼 씩 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오래 활동하겠다. 함께 해줘서 감사하고, 사랑하고, 축복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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