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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정부 "집값 상승세 예의주시"…분양가 상한제 시행 빨라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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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시행" vs "미룰 것" 갑론을박…서울 아파트값은 1년 만에 최대 상승

이달 하순 시행령 공포후 논의 본격화, 사업자대출 규제 등 추가 대책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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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커진 가운데 상한제 도입 시기를 둘러싸고 시장의 예측이 분분하다.

민간 상한제 적용 기준을 대폭 낮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3일 입법예고를 마치고 현재 법제처 심사, 규제심사 등 후속 일정을 밟고 있는 가운데 법안이 통과된 후 곧바로 시행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는 의견과 시행이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주춤했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상한제 도입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로 인한 부작용으로 규정하고, 정부가 상한제 도입을 서두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상한제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정부나 여당 내에서 연출되고 있는 '엇박자' 기류도 상한제 연기론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상한제 도입에 적극적인 국토교통부와 달리 경제 전반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달 진행된 국회 대정부 질문이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강력한 효과도 있지만, 공급 위축 등의 부작용이 있어 같이 고려해야 한다", "(제도는 만들어놓되) 상한제 시행 시기와 지역은 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여당도 상한제 도입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하지만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주민의 반발을 우려해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관리처분인가 단지에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소급 입법'이라며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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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 반대한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소공원에서 열린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 저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총궐기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9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상한제 적용 시기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론화하기 시작한 6월 하순 이후에도 계속 올라 지난주까지 13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전 주 대비 0.06% 오르며 지난해 10월 둘째 주(0.07%)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신축아파트 중심의 상승세가 최근 일반 아파트를 넘어 강남 재건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수도권으로 오름세가 확산하는 등 조짐이 좋지 않다.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온 울산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대구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는 등 지방 아파트값마저 꿈틀거리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면서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다급한 입장이 됐다.

지난해처럼 폭등 장세는 분명 아니지만 '8·2대책', '9·13대책'과 같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상한제 엄포'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권 내내 부동산 시장과 전쟁을 치른 정부가 자칫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상한제 적용 시기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로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집값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시행령 개정이 진행 중인 만큼 주택시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최근 집값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시장 상황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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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 27일 김현미 장관이 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상한제 도입 시기와 지역 선정 방법 등에 대한 내부 입장을 확정하고, 이를 공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관련 법령이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달 하순께 공포되면 이후 관계장관회의, 당정회의 등 정부·여당내 논의 절차를 거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

김현미 장관은 3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이달 말 시행령 개정 이후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상한제 적용 지역은 '강남 4구'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재개발 사업지가 많은 강북 등 비강남권과 과천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 4구로 대상 지역을 한정할 경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비강남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상한제 도입 시기를 연기할 경우 최근 상승세에 불을 당기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라도 예상보다 시행시기를 앞당기고 적용 지역도 넓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금과 같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상한제 적용 지역을 최소화하는 대신 집값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집값과 관련해 "9·13 조치 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 왔는데 7월부터 이상 조짐이 있었고 9월 들어서는 그런 움직임이 조금 더 강해졌다"면서 "(특히) 강남 중심으로 재건축 중심으로 굉장히 그런 양상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과열이나 비정상적 시장이 이뤄지는 것은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최근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강남권 등에서 매매사업자 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악용한 신종대출로 주택 매수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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