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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광대들의 패러글라이딩 축제' 이카로스 컵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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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행글라이딩·패러글라이딩 대회 관람기

기상천외한 변장으로 낙하하는 '이카니발' 인기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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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기계모습으로 분장한 패러글라이더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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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최연소 참가자인 여섯 살 꼬마가 펭귄으로 분장하고 아빠와 함께 커다란 인형들이 주렁주렁 달린 낙하산을 타고 나타난다. 까마득한 절벽에서 바람을 타고 내려와 씩씩하게 착륙하는 모습에 지켜보던 모두가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세계 최대 행글라이딩 및 패러글라이딩 대회 '이카로스 컵'(Coupe Icare)이 올해로 벌써 제46회를 맞이했다.

이카로스 컵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 이카로스의 이름을 따 지었다. 이카로스는 그리스 크레타 섬을 탈출하기 위해 하늘을 높이 날아오르다가 태양에 날개가 녹아버려 바다로 추락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인물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지난 19일~22일 나흘간 프랑스 알프스 샤트르즈 산맥에 있는 생틸레흐 뒤 투베(Saint Hilaire du Touvet) 마을에서 열린 이카로스 컵에는 총 1만명의 파일럿들이 참가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패러글라이더들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려 낙하산을 타고 여러 번 공중회전을 선보였다. 어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철새 떼처럼 V자로 날아갔다. 흑기러기들과 V자로 날아오른 초경량 항공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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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더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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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량비행기 파일럿과 그의 흑기러기들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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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패러글라이더들의 모습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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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더들의 축제에서 기대를 가장 많이 모은 것은 단연 '이카니발'이었다. 이카니발은 이카로스와 카니발의 합성어로 패러글라이더들이 기발하고 유머스럽게 변장해 하늘에서 멋진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내려오는 프로그램이다.

이카니발에서 패러글라이더들은 평범한 낙하산 대신 저마다 자동차나 인공위성, 오리, 잠자리 등 기상천외한 변장과 장치들을 낙하산에 매달고 등장해 재미있는 볼 거리를 선사한다.

문제는 매번 낙하산들이 하늘을 날지 못하는 덩치 큰 칠면조처럼 절벽 끝까지 달려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힘센 봉사자들이 옆에서 같이 뛰며 절벽 아래로 세게 밀어줘야 했다.

패러글라이더들은 성공적으로 하늘을 아름다운 색으로 장식해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만 착륙할 때면 무거운 분장 때문에 옆으로 엎어지는 광경을 보여 박장대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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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더가 안전하게 착륙하게 잡아주러 달려가는 봉사자들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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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카니발에서는 이탈리아 천재 예술가이자 발명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꿈꿨던 비행기계 모습으로 변장한 패러글라이더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 기념 특별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호텔 하룻밤 이용권이나 강아지 썰매타기 체험권 혹은 지역농산품바구니를 상품으로 받는다. 이카로스 컵은 경쟁이나 수상보다는 참가자와 관람객들이 비행 레저스포츠를 다같이 즐기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카로스 컵은 1974년 5월 조지 베돌레(Georges Bertholet)가 생틸레흐 마을 절벽 위 초원에서 행글라이더를 시도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제1회 행글라이딩 대회를 개최한 것이 시작이 됐다. 가슴이 탁 트이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이곳 벼랑은 오래 전부터 파일럿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장소였다고 한다.

1986년부터 패러글라이딩도 대회에 포함시켜 이 행사는 점점 더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변모했다. 하늘에서 펼쳐지는 에어쇼 외에도, 절벽 아래에서는 비행 레저스포츠와 관련된 박람회, 영화제, 거리공연과 어린이 대상으로 하는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 이카로스 컵은 축제에 참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행사들이 굉장히 빡빡하게 짜여져 있었다. 내년부터는 대회 기간이 나흘에서 일주일로 늘어나 더 많은 파일럿들이 하늘에서 나는 즐거운 순간들을 오래도록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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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열기구들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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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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