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하 움직임까지 실시간 포착…전문가 "이번 겨울이 고비"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 전경. [ANSA 통신]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이탈리아명 몬테 비앙코)의 빙하가 붕괴 위기에 처하자 이탈리아 당국이 빙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자 정밀 레이더 시스템을 구축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와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그랑드 조라스봉 인근 플랑팡시유 빙하에 관측용 레이더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1㎜ 이하의 움직임까지 포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인공위성 관측 사진과 비교하면 더 정확한 빙하의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몽블랑의 이탈리아쪽 지역을 관할하는 발레다오스타주(州) 정부는 그랑드 조라스봉을 덮은 25만㎡ 규모의 빙하가 붕괴할 수 있다고 판단, 최근 주변 도로와 빙하 아래 등반로 등을 폐쇄했다.
주정부는 빙하 표면이 녹아서 갈라지는 현상과 함께 빙하가 하루 평균 최대 5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하의 이동은 붕괴 위험이 크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주정부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을 형성한 지난 여름의 무더위가 1차적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지구 온난화 및 기후변화 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몽블랑 그랑드 조라스봉 인근에 덮힌 빙하. [ANSA 통신] |
최근 며칠 간은 빙하 이동 속도가 하루 평균 10㎝가량으로 느려지긴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단계다.
2012년부터 플랑팡시유 빙하를 모니터링해온 단체 '세이프 마운틴 파운데이션' 관계자는 "빙하가 붕괴할 때 작은 조각으로 떨어져 나갔으면 하지만 미래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또 붕괴가 한 번으로 끝날지, 여러 번 일어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 겨울철 기온에 따라 빙하 붕괴가 현실화될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빙하는 눈이 오랫동안 쌓여 단단하게 굳은 얼음층을 일컫는다.
해발 4천807m로 서유럽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은 거대한 빙하가 여러 곳에 분포한다. 그랑드 조라스봉 주변의 빙하 면적만 여의도(약 2.9㎢)의 450배인 1천327㎢에 달한다고 AP는 전했다.
'흰 산'을 뜻하는 몽블랑이라는 명칭도 거대한 빙하와 만년설에서 비롯됐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 걸쳐 있는 몽블랑에는 매년 2만5천여명의 등반객이 찾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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